이미지 크게보기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고척스카이돔은 홈런이 적게 나오는 투수친화 구장이다. 연합뉴스

■ PO - KS 변수 ‘고척돔’

좌우 넓은 외야에 높은 펜스
거포들도 담장 넘기기 어려워
PO 1차전 양팀 14개 안타만
전문가 “큰 거보다 연타 집중”

2020시즌 신한은행(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와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지난 5월 5일 정규리그가 뒤늦게 개막됐고, 추위를 피하고자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다.

그런데 고척스카이돔은 거포들에겐 달갑지 않은 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선 특히 홈런을 날리기가 쉽지 않다. 좌우측 파울 폴대까지 거리가 99m, 중앙 펜스까지는 122m다. 10개 구단 홈 중 가장 넓은 잠실구장은 좌우 폴대까지 100m, 중앙까지 125m.

고척스카이돔은 잠실구장보다 작지만 담장 높이가 3.8m로, 잠실구장의 2.6m보다 높다. 그래서 펜스를 넘기려면 더 멀리 때려야 한다.

고척스카이돔이 홈인 키움은 올해 이곳에서 홈런 42개를 날렸는데, 원정경기 홈런은 85개로 두 배 이상으로 많다.

이 때문에 홈런 가뭄이 예고된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소 홈런은 1992∼1994년까지 3년 연속 10개였다. 2000년 이후 최소 홈런은 지난해로 13개였으며, 공인구 반발력 하향 조정으로 인해 홈런이 뚝 떨어졌다.

올해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결정전, 준플레이오프 총 3경기에서 6홈런이 나왔다. 그리고 9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과 KT는 14안타를 합작했지만 홈런은 없었다. 2루타 이상 장타는 2개뿐이었다. 두산은 KT를 3-2로 꺾었다.

준플레이오프가 도입된 1989년 이후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1999년으로 무려 41개가 터졌다. 특히 1999년에는 준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았음에도 플레이오프에서 36개, 한국시리즈에서 5개의 홈런이 나왔다. 2017년 포스트시즌은 역대 2위인 40홈런.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직관’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화끈함이 되살아나 팬들에게 시청하는 즐거움을 안겼다. 올해 정규리그에선 홈런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엔 공인구 반발력 하향 조정으로 홈런이 급감했다. 2018년 정규리그 홈런은 총 1756개였지만, 지난해엔 1014개로 700개 이상 줄었다. 올해 공인구 반발력은 지난해 수준인데, 지난해 바뀐 공인구에 적응한 덕분에 홈런은 크게 늘었다.

올해 정규리그 총 홈런은 지난해보다 349개 늘어난 1363개. 하지만 홈런이 적은 고척스카이돔에서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가 열리면서 폭발적인 화력은 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승리하려면 고척스카이돔의 특성을 역이용하는 게 좋다.

안치용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하는 만큼 과감하고 파워풀한 스윙보단 정확도에 초점을 맞춰 배팅하는 게 유리하다”면서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선 홈런보다 어떻게 찬스를 만들고, 득점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