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주인 기다리는 백악관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4일 워싱턴DC의 백악관 앞에 언론의 취재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AP 연합뉴스

■ 美정치 전문가 진단

- 제임스 김 아산정책硏 연구위원

“공약에 갈등 해결 비전 안보여
네거티브戰이 박빙으로 이어져
트럼프 지면 4년 뒤 재출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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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김(사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표 초반 공화당이 우세해 보이는 ‘붉은 신기루’(Red Mirage) 현상이 벌어졌다면서 “이번 대선 결과는 우편투표를 모두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연구위원은 “올해 선거는 2016년에 이어 미국 사회의 양극화를 시사한다”고 평가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출마설이 이를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참여도가 높은 우편투표 결과가 발표될 경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선 당일 개표에서 공화당이 우세해 보이지만 우편투표 결과가 나오면 최종적으로는 민주당이 이기는 ‘붉은 신기루’ 현상일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김 위원은 우편투표 참여자 중 민주당 지지층과 부동층 대 공화당 비율이 2:1 정도로 나타났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미흡한 대응, 인종차별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소속,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2016년 투표하지 않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졌는데, 이번 선거에선 이들의 참여율이 높은 편”이라며 “바이든 후보에게 좀 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또 대표적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 대해 “현재 개표 속도를 고려하면 금요일까지 결과를 기다려야 하며, 박빙일 경우 주말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후 분열된 미국 사회를 통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은 “미국 내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며 “바이든 후보의 올해 선거 전략이나 공약에 이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바이든 캠프가 비전 대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심판 구도를 잡았다”며 “네거티브한 선거를 치렀고 이것이 선거가 박빙으로 간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다면 2024년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의 말을 인용하며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을 가능성을 인정한 동시에 미국 사회의 양극화가 풀리지 않을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한편 정국 혼란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며 “극우 또는 극좌파 시민단체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등 갈등이 벌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공화당 양측이 모두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며 소송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