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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주변에 실업급여를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수급하는 사람이 있나요?”

지난 8월 한 직장인 관련 게시판에는 “계약직으로 짧게 일하고 실업급여를 계속 타는 지인이 있는데 너무 보기 안 좋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주변에 일부러 6개월만 일하는 사람이 있다”, “실업급여 받으려고 날짜 채워서 일 그만두는 사람들 때문에 골탕 먹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직장을 잃은 사람에게 사회안전망이 되는 실업급여.

최근 단기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며 이를 타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이 계속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 5월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고 5개월째 1조 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급여 재정소요 전망’보고서는 “4월 고용상태가 연말까지 계속되면 고용보험기금이 전액 고갈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실업급여 규모가 급증해 고용보험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복 수급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지난달 26일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구직급여를 5회 이상 반복 수급한 사람은 약 1만3천 명.

이는 약 6개월 정도 근무하고 4개월간 구직급여를 받은 뒤 다시 취업해 6개월 일하고 구직급여를 탄 게 5회 이상 발생한 것이라고 윤 의원은 지적했는데요.

구직 급여를 지급받고 1년 이내에 재차 신청해 반복 지급받은 수급자는 9만89명이었으며, 이들에게 지급된 금액은 3천634억 원이었습니다.

통상 실업급여라 불리는 구직급여는 실직 근로자의 안정적인 생활과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지급하는 수당을 말합니다.

만약 6개월(주휴일 포함 180일) 동안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비자발적 퇴사를 했을 경우 실업급여를 4개월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급액은 하루 최소 6만120원.

실업급여를 타려고 편법도 동원되는 상황인데요.

노동부에 따르면 기업에 ‘엉터리 이력서’를 내는 등 형식적인 구직활동에 나서다 적발된 건수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1만1천709건에 달합니다.

실업급여를 여러 번 받아도 제한이 없다 보니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생겨난다는 비판은 자주 거론되는데요.

일부 누리꾼은 “놀면서 돈 받는데 누가 일을 하나”, “국민 복지를 위해 만들어놓은 걸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 등 날 선 반응을 보였죠.

전문가들은 실업급여 반복 수급에 대한 실태 파악과 함께 횟수 제한, 수급 요건 강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업급여는 노사가 내는 고용보험기금으로 운영되는데 소수 가입자가 이 기금을 남용한다면 다른 사람의 기금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조 교수는 “기금의 보호 불균형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런 경우 횟수 규제를 논의해 볼 수 있다”며 “먼저 실태를 파악하고 얼마나 자주 실업급여를 타가는지 살펴보고 기간을 정해 기간 내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법적으로 반복 수급은 불법은 아니지만, 제도상으로 수급 자격 요건이 지나치게 완화돼 있고 급여 액수가 일할 때 받는 수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게 사실”이라며 “수급 요건을 강화하고 일할 때 수입을 따져 수급액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지난 7월 “실업급여를 반복해서 받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통계를 살펴보면서 만약 필요하다면 반복 수급 제한 등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다만 코로나19 사태 등 실직이 급증한 점을 고려해 당장 시행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동부는 최근 실업급여 반복 수혜 현황분석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요.

실직 상태에 놓여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업급여.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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