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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정보통신법 개정안 발의에 강력반발

콘텐츠 출시땐 입점 의무화
자율경영 침해하고 비용부담

與 “구글 독점폐해 막는 법안
중소게임사 피해 없게 할 것”

여당에서 구글의 앱 마켓 독점을 막겠다며 발의한 정보통신법 개정안에 정보기술(IT) 및 게임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게임사 등이 새 콘텐츠를 출시할 때 모든 앱 마켓에 입점해야 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는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데다 이에 따른 비용 문제 등도 부담스럽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해당 법안을 낸 여당은 사정이 어려운 중소게임사 등은 시행령을 통해 법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으며, 오히려 구글이 시장지배력을 잃을까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일 IT·게임업계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한준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16일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개정안은 ‘모바일콘텐츠를 등록·판매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콘텐츠를 특정 앱 마켓에 제공하는 경우 다른 앱 마켓에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로 앱이 쏠리는 시장구조를 개선하고 영세 앱 마켓을 키워내겠다는 취지다.

업계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에 과도한 의무가 지워질 수 있다고 반발한다. 기업은 앱 마켓 이용자 보유 수, 시장 범위, 마켓 운영·수수료 정책 등 각 앱 마켓 특성을 고려해 입점 여부를 결정하는데, 원하지 않는 앱 마켓과도 의무적으로 계약을 체결해야 해 기업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아직 법안 발의 단계지만 중소 개발사들은 벌써 울상이다. 납품하는 앱 마켓이 늘어나면 개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추가되기 때문이다.

한 중소 개발사 관계자는 “모든 앱 마켓에 들어가려면 기존에 없는 개발 인력도 추가해야 하고, 서비스 운영·관리 차원에서 드는 비용도 상당하다”며 “우리나라가 공산주의도 아니고 왜 정부가 기업의 경영을 강제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회 입법예고 사이트에도 “어느 앱 마켓에 상품을 올릴지에 대한 규제까지 필요한가” “공산주의 닮아가나” 등 76개의 반대 의견이 달렸다. 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도 법안 발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법안에 대한 우려 의견을 제출했다. 인기협 관계자는 “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새 앱 마켓에 입점하고 서비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중소형사의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구글·애플보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에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해 게임을 출시하는 상황인데, 국내에만 게임이 출시되는 원스토어는 게임사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나 네이버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중소 게임사 팔목을 비틀어가며 원스토어를 키우는 게 맞느냐”며 “원스토어 스스로 앱 마켓 경쟁력을 키워야지 법으로 특혜를 받는 구조가 되면 결국 시장 전체가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의원은 중소 개발사 등에 피해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독점적 시장 폐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선택권 강화와 시장 정화, K-콘텐츠 육성 등을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는 입장이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