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농단’이 참다 못한 일선 검사들의 집단 항변(抗辯)까지 자초하기에 이르렀다. 추 장관이 29일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는 페이스북 글로, ‘인사권·지휘권·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 대한 인사 보복을 사실상 협박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 통신망을 통해 실명으로 반박한 검사가 하루 만에 100명을 넘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 하며 이 검사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링크한 지 42분 후에 올린 추 장관 글이다. ‘합작 협박’으로도 비친다. ‘전·현직 장관이 좌표를 찍었다. 무도하고 치졸하고 저열하고 반민주적인 행태’(정유미 부천지청 인권감독관), ‘반대 의견을 가장 강력한 권력으로 탄압’(이건웅 대구지검 검사) 등의 개탄과 ‘커밍아웃’이 줄을 이은 이유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도 나섰다.

일련의 추 장관 행태는 ‘검찰 개혁으로 포장해도 정치권력의 검찰권 장악이 본질’이라고 한 신헌섭 서울남부지검 검사의 지적 취지 그대로다. 문 대통령부터 더 늦기 전에 ‘개혁’으로 위장한 ‘검찰의 정권 하수인화’를 접고, 추 장관은 당장 경질해 민간인 신분으로 수사받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