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서 ‘李회장 진면목’재조명
캐논 회장 “韓산업 존재감 높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이후 각계각층의 추모 물결과 발언을 보면 이 회장의 진면목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장을 기억하는 지인들은 미래를 내다본 그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기업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운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기렸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겸 GS그룹 명예회장은 이 회장 타계 소식이 전해진 후 곧바로 추도성명을 냈다. 허 회장은 “당신은 영원한 일등이셨다”며 “회장님은 더 나은 미래국가 건설을 위해 애쓰시며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하셨던 애국 경영인”이라고 추도했다. 이 회장을 곁에서 보좌했던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 회장은 한국 산업계에서 기업가 정신과 1등 DNA로 영원히 남을 ‘경영의 대가(大家)’”라고 평가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추도성명에서 “이 회장은 삼성의 변신과 성공을 주도하며 우리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고인을 기렸다.

특히 이 회장 덕분에 한국기업과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자랑스러운 기업과 국민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감사를 표하는 정·재계 인사가 많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우리나라 경제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인을 평가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가 첨단산업 국가로 나아가는 데 초석을 놓은 고인의 통찰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 저격수’로 유명했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조차 “30여 년 전,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했다는 통찰력, 그 통찰력이 오늘날의 글로벌 삼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톱만 한 반도체 위에 세계를 품으신 세계인이셨고, 기술 기반 위에서 미래를 개척한 미래인”이라며 고인이 세계 첨단산업의 ‘거목’이었다는 점을 상기했다.

황각규 전 롯데그룹 부회장은 “요즘 같은 경제 환경에서 세계 경영을 했던 위대한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이 회장을 기리는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 회장과 30년 가까이 친분을 다져왔던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캐논 회장 겸 CEO는 “선택과 집중으로 세계에서 한국 산업계의 존재를 크게 높였다”고 했다.

임대환·김온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