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방부가 2018년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퇴임 전 주문제작해 화제가 된 ‘같이 갑시다’ 초콜릿 상징물. 브룩스 전 사령관은 ‘같이 갑시다’를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동맹 철학으로 정립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이 ‘동주공제(同舟共濟)’ 동맹 철학으로 정립
“전직 연합사부사령관이 주중대사관 만찬 자리 사용하기엔 부적절한 구호”

‘같이 갑시다’라는 구호는 역대 한미연합사령관, 주한미군사령부 대변인을 비롯한 주한미군과 한국군 수뇌부가 공·사석을 가리지 않고 ‘한·미 동맹 포에버(forever)’의 상징 구호로 사용해왔다는 점에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역임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한중국대사관 만찬에서의 구호 제창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의 연합사부사령관 시절 한미연합사령관이었던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재임 중 ‘같이 갑시다’를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로 물을 건너다)’의 동맹 철학으로 정립한 2018년 합참지 가을호 기고문에서 “한·미 동맹, 남산 소나무처럼 뿌리 깊다”는 어록을 남겼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미 동맹 기념사에서 영어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대신 한국말 ‘같이 갑시다(KATCHI KAPSHIDA!)’를 한·미 동맹 상징 구호로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역시 ‘같이 갑시다’라는 한국말 구호를 빠트리지 않고 한·미 간 주요 군수뇌부 만남에서 수시로 사용해오고 있다. 2019년 9월 5일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 라즈 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2019 서울안보대화’ 개회식에서 “한·미 동맹에는 건배할 때 ‘같이 갑시다’라는 문구를 사용한다”며 “먼저 ‘같이 갑시다’라고 선창하면,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라고 후창할 것을 요청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2019년 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군 지휘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한·미 동맹은 영원한 동맹“이라고 하자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우리는 함께하면 할수록 더욱 강력해진다고 생각한다“며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를 외치기도 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2019년 11월 곧 100세를 앞둔 6·25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 생신 축하를 위해 존 틸럴리, 월터 샤프, 제임스 서먼, 커티스 스캐퍼로티 등 전 연합사령관 4명이 백 장군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백 장군과 전직 연합사령관들이 이들과 헤어지기 전 ”같이 갑시다“를 세 번 외쳤고 백 장군은 그들이 자리를 뜬 이후에도 ”포에버·포에버·포에버(forever)“를 계속 되뇌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 공동의장인 김형철 예비역 중장은 ”한·미 간에 꽤 오랜 기간 사용해오고 있는 구호를 전직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출신 국회의원이 민감한 시점에 주중대사관 만찬 자리에서 쓴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으로 전략적이지 못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