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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콘조이웨알라 적임자”
유명희 당선 불투명해져

세계무역기구(WTO)의 신임 사무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전 회원국 대상 최종 선호도 조사가 종료되기 하루 전인 26일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도 한국이 아닌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요국들이 잇달아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등을 돌리고 있어 유 본부장의 최종 당선이 한층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27개 EU 회원국들은 이번 선거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를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 대다수 회원국이 오콘조이웨알라가 적임자라는 데 일찌감치 공감했지만, 막판에 헝가리·라트비아가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국 대사들은 이날 아침에 모였다가 합의를 보지 못한 후 같은 날 저녁 다시 만나 의견 일치를 봤다. EU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아프리카와의 상호신뢰를 확인하는 분명한 신호이자 다자질서 강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세계은행(WB)에서 오랜 근무 경험을 갖고 있지만, 통상 관련 경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오콘조이웨알라에게 많은 회원국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유에 대해 “WTO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전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 의장인 오콘조이웨알라는 지난 8월 “WTO 규정에 따라 백신을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EU는 오는 27일 합의 내용을 WTO 측에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원칙적으로 투표가 아닌 회원국 간 만장일치가 관례다. 앞서 오콘조이웨알라는 자신이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아시아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으며 전체 회원국의 절반 이상인 79개국이 지지 의사를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 규제 문제를 두고 WTO에서 한국과 다투고 있는 일본의 반대 가능성은 일찌감치 점쳐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취임 후 첫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냉담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