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중국의 BTS 생트집’ 비판

“중국이 K-팝 거인에게 대항했다가 졌다.”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발언을 생트집 잡고 있는 중국을 비판하며, 세계적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글로벌 오피니언을 통해 “BTS의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과 관련, 중국 언론이 웨이보와 위챗 등에 잘못된 정보를 쏟아부었고, 민족주의 감정을 자극해 휠라(FILA), 삼성 같은 한국브랜드가 중국 사이트에서 그룹 이미지를 제거했다”면서 “아직 진정되지는 않았지만 이길 수 없는 적과의 싸움을 택했다는 건 분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후 한국과 중국의 긴장 관계가 계속되고 있고, 중국이 K-팝의 영향이 커질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런 공격을 통해 중국은 한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자국의 정치적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건 중대한 실수였다”고 꼬집었다.

그 근거로, BTS의 세계적 영향력을 거론했다. BTS는 이미 충성스러운 팬층을 보유한 인기 있는 그룹이고, 팬클럽 아미는 인종·성별·신념·연령·국적을 초월해 구성돼 있으며, 그중 적어도 수백만 명은 중국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16년 중국이 한국 제품 금수조치를 했을 때도 중국 팬클럽은 22만 장의 BTS 앨범을 샀고, 멤버 뷔의 생일을 맞아 자선기금 93만5000 달러(약 10억 원)를 모금했다. 그래서 밴플리트상 소감 사건이 터지자 중국 민족주의자들은 BTS의 팬뿐 아니라 일반 중국 네티즌의 반발에 부딪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문화적 관점에서 중국은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내렸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의 이미지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당장 지금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젊은 세대가 누구와 어울릴지는 분명하다. BTS와 그들을 대변하는 움직임은 결국 문화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