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이 임기 마치라 했다”
秋 “비선으로 전달할 분 아니다”

일각 “秋·尹갈등 = 공수처 명분
文, 적극해결 안나설수도” 관측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볼썽사나운 공방이 계속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은 계속되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결국 청와대가 나서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첨예한 ‘추·윤 갈등’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의 강력한 명분이 될 수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 굳이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을 임명한 문 대통령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정리하든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도 부담이다.

여권 관계자는 2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와 윤 총장을 향한 공격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만은 않다”며 “그만큼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이 야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윤 총장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는 것도 결국 검찰개혁 분위기를 띄우고 공수처 출범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에서 정기국회 내 공수처장 임명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추 장관이 다소 무리해 보이는 윤 총장 압박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공수처 출범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이후 추·윤 갈등이 불거지는 데도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임기와 관련, 지난 26일 국회 국감에서 “그분(문 대통령) 성품을 비교적 아는 편인데 절대로 정식 보고라인을 생략한 채로 비선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할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