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민의힘 중진 연석회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명확한 과거 청산 변함없어”
홍준표 등 무소속 복당 거부
김기현 “곱셈 정치하라” 반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연내에 사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당 중진의원들의 반대로 대국민 사과 시점을 미뤄왔으나 이를 앞당겨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홍준표 등 무소속 의원들을 조속히 복당시키라’는 당 중진들의 요구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과거를 명확하게 청산해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재판 중인 상황이어서 (사과를) 기다려보자고 했는데 연내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총선 백서 발간 직후 두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검토했으나, 영남권 의원들이 “재판이 끝난 후 사과해도 늦지 않다”고 만류해 사과 시점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요청에 대해서도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에 당이 일사불란하게 전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했다. 4선인 김기현 의원이 연석회의에서 “기본 철학을 공유하는 세력과 연대하는 곱셈 정치를 해야 할 때”라며 촉구한 무소속 의원 복당 요구를 즉각 거절한 셈이다. 김 의원은 “우리 스스로 개혁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망할 수 있다”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이 더 협력하고 보궐선거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변화하기 위해선 더 응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석·박진 의원 등도 “김 위원장 중심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위원장에 대한 대안이 없지 않나”라며 “불만이 나오더라도 당내 지지를 얻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일부 중진의원은 “지도부가 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문표 의원은 옵티머스·라임 사태를 거론하며 “야당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김봉현 한 사람도 못 불러내는 것은 우리들의 무능력”이라고 비판했다. 회의에 불참한 한 중진 의원은 “김 위원장이 자꾸 누군가를 배제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티끌이라도 끌어모으는 덧셈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희·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