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일간 논란끝 최종발표 코앞
정치권 공세 맞서 존재감 발산

감사원이 국회의 감사 청구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감사에 착수, 19일 결과 발표 시점을 두고 ‘카운트다운’에 돌입하기까지 380일 동안 감사원 안팎에는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감사원은 1년 넘게 이어진 감사, 수차례 개최한 감사위원회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는 심의가 반복되면서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재형 감사원장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 등을 놓고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공세에 맞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30일 국회의 청구로 시작된 월성 1호기 감사는 법정 기한인 5개월(3개월 + 연장 2개월)을 훌쩍 넘기고도 계속 표류했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일곱 차례 감사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외압’ 논란까지 불거지자 지난 6월 최 원장이 직접 나서서 “법정 기간 내에 감사를 종결하지 못한 데 대해 감사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원칙대로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최 원장은 그간 감사원을 둘러싼 각종 ‘외압’ 의혹에 특별히 대응하지 않으면서도 계기가 있을 때마다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15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장이 되고서 이렇게 (피감사자들의) 저항이 심한 것은 처음 봤다”며 감사가 1년 넘게 지연되는 이유를 가감 없이 설명했다. 감사 공무원들의 강압적 태도를 지적한 여당의원들의 질문에는 즉각 부인한 뒤 “결과가 나오고 난 뒤에는 우리가 스스로 직무감찰을 하겠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날 중 감사위 심의가 끝나 보고서 의결 절차까지 완료될 경우 감사원은 곧바로 보고서상 개인정보 삭제 등의 절차를 거쳐 국회를 통해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번 감사에서 ‘조기 폐쇄는 타당했다’는 결론이 나오면 감사원 독립성·적절성 등을 놓고 야권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조기 폐쇄는 부당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원전 업계의 반발은 물론, 최 원장 등 감사원에 대한 여권의 공격이 최고조로 치달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이후 재조사 과정에서 감사원이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에 대한 긍정 평가 결론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 이후 최 원장은 특히 여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국회 등을 통해선 “최 원장이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이야기도 터져 나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