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브레인테크 기업

뇌 공학의 산업화, ‘브레인테크(Brain-Tech)’는 의료, 뉴로피드백, 뉴로마케팅 분야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의료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벤처가 탄생했다.

미국 커널사는 뇌 마이크로 칩 이식으로 치매를 개선하는 연구에 주력해 2019년 쥐의 기억력 증강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올 3월에는 자전거 헬멧 크기의 뇌신호 모니터를 선보였다. 큰 침대만 한 자기공명영상(MRI)·양전자단층촬영(PET) 기기를 휴대형으로 확 줄였다는 평이다. 무슨 음악을 듣고 있는지 뇌파로 맞추는 ‘사운드 ID’도 사람들을 놀라게 한 기술이다. 미국 페어 테라퓨틱스는 약물중독 치료 앱으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DTx)는 화학 약물은 아니지만 건강 증진, 질병 치료의 효능을 내는 소프트웨어로 ‘머리로 먹는 약’ ‘제3의 신약’으로 불린다. 앱, 게임, 가상현실(VR) 형식을 빌려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지 않아도 병을 고치는 신개념 치료제다. 기존 의약품처럼 임상 시험을 거쳐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고, 의사의 처방도 필요하다. 뉴로피드백은 뇌파를 소리와 영상으로 출력해 스스로 명상 등 뇌의 자율학습을 촉진하는 훈련을 말한다. 간질·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치료, 스포츠 등 각종 업무 수행의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입증돼 유럽에선 의료보험도 적용된다. 미국 헤일로 뉴로사이언스는 전류로 뇌에 자극을 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헤드셋 ‘헤일로 스포츠2’를 출시해 미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도입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필립스사는 수면 중 뇌파를 측정해 수면 상태에 가장 적합한 음파를 제공함으로써 수면 질을 높이는 헤드셋을 팔고 있다. 뉴로마케팅은 뇌파로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법을 이른다. 조사기관 닐슨은 2008년 뇌파 측정 및 안구 추적을 조합한 닐슨 뉴로를 개발해 고객사들에 제공하고 있다. 일본 뇌정보통신융합연구센터와 NTT데이터경영연구소는 동영상 광고를 보는 시청자의 뇌 활동을 측정하고 AI로 인식 내용을 해독하는 광고 평가 솔루션을 2016년 출시해 독일 아우디사가 채택했다. 스파크뉴로재팬도 2019년 동영상 광고의 효과 측정과 개선을 돕는 ‘뉴로저니’ 서비스를 시작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