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는 8월까지 55%에 그쳐

금융위원회가 금융혁신 가속화를 위해 지난해보다 2배 증액된 핀테크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겠다고 했지만 올해 3분의 2가 지난 시점인 8월말 집행률은 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데이터·플랫폼 중심 금융서비스 등 핀테크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에 혁신 속도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위원회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0년 핀테크 지원사업 집행내역’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예산 179억2800만 원 중 100억 1500만 원이 쓰였다. 세출 구조조정으로 당초 받은 예산(198억6800만 원)의 10%가 줄었지만 그마저도 적기에 집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지난 1월 예산 편성 당시 “경제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상반기 62%, 1분기 37% 집행을 목표로 주요 사업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제는 핀테크 지원의 두 가지 핵심 사업 예산 집행률이 반토막이라는 점이다. 우선 테스트베드 운영에는 86억1700만 원의 55%인 47억5300만 원이 쓰였다. 이 사업의 중추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다. 핀테크 기업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규제 적용을 최대 4년간 유예하거나 면제하고, 기술 테스트 및 사업화 비용을 지원한다. 8월 말까지 총 47개 사에 42억 원의 테스트비용을 지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업은 지난 해에도 집행률이 53.3%에 그쳤으나 올해마저 저조하다”고 비판했다.

핀테크 기업의 보육 역할을 하는 ‘맞춤형 성장지원프로그램’ 예산도 16억5500만 원 중 54%(8억9600만 원) 집행에 그쳤다. 핀테크지원센터의 ‘핀테크 큐브’에는 현재 25개 사가 입주해있다.

멘토링 179건, 맞춤형 교육 160명, 해외진출 컨설팅 26개사 등은 지난해 659건, 395명, 33개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해외 지원, 대외 행사 부문 집행률은 코로나 여파로 20%대다. 윤병원 금융위 금융혁신과장은 “테스트베드의 경우 하반기에 집행 수요가 더 있을 것”이라며 “9~12월에 80% 이상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