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4000억원 늘어
금감원, 카뱅에 관리당부

영업점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신용대출 잔액이 국내에 200개 이상 점포를 둔 외국계 시중은행(SC제일·씨티은행)의 잔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등 인뱅의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금융감독원은 신용대출 관련 화상회의에 5대 시중은행 외에 유일하게 카카오뱅크를 불렀다. 카카오뱅크도 대출 금리 인상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인뱅 2곳(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14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말(10조7000억 원) 대비 3조4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계 시중은행 2곳(SC제일·씨티은행)의 7월 말 잔액인 14조 원을 넘어선다. 지난 6월 말까진 외국계 은행(14조 원)이 인뱅(13조7000억 원)을 근소하게 앞섰지만 인뱅 신용대출이 계속 불어나면서 7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인뱅 신용대출 잔액은 이미 지방은행(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은행) 6곳의 합계(7조5000억 원)보다 2배 많다. 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수협은행 등 3곳의 합계도 6조9000억 원에 그쳤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7월 말 잔액은 120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말(103조8000억 원) 대비 16조7000억 원 늘었다.

사실 케이뱅크가 대주주 문제 등으로 7월 중순에야 대출영업 재개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뱅 신용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은 카카오뱅크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8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4조7000억 원, 케이뱅크의 8월 말 기준 여신잔액은 1조78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금감원은 지난 14일 은행 여신 담당 임원급과 가진 화상회의에 특별히 카카오뱅크를 부르기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5대 시중은행, 카카오뱅크 등 총 6곳이 참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대출 잔액이 증가하는 은행 위주로 회의에 참석하도록 했다”며 “대출 관리계획 제출의 경우 모든 은행에 해당해 현재 들어온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5일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0.15%포인트 인상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