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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균(38)·장제은(여·28) 부부

저희는 같은 회사에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커플이에요. 제(제은)가 먼저 회사에서 우연히 남편을 봤고 첫눈에 반했답니다. 저는 남편 팀의 사무실 앞을 일부러 기웃거리며 관심을 표현했습니다. 그 덕분에 남편과 몇 번 인사를 나누며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어요. 남편을 알고 있던 친한 회사 지인을 통해 대리 고백을 하며 제 마음을 알렸죠. 회사 동료가 남편을 저희 팀 회식 자리로 불러 “얘가 너 좋대”라고 말해줬거든요.

그날을 계기로 진지한 만남을 시작했어요. 연애할 때 서로 로망을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저희 둘 다 단독 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마침 남편이 이사할 때가 돼 집을 알아보다 괜찮은 단독주택을 발견했어요. 그 집에서 함께 살기로 약속하며 저희는 대출을 받기 위해 혼인 신고를 했어요.

저는 영국 드라마 ‘닥터 후’ 마니아예요. 결혼식 계획을 세우던 중 드라마에 나오는 전화부스 형태의 타임머신을 제작하기로 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드라마에 나오는 음악과 함께 시작한 결혼식은 저희 부부의 커플 댄스, 친구들의 축가 무대로 채워졌죠.

이미 결혼식과 혼인 신고를 마친 저희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바로 프러포즈입니다. 미국 LA로 여행 갔을 때 남편이 불꽃놀이 시간에 맞춰 반지를 끼워주는 프러포즈를 계획했는데 실패했거든요. 알고 보니 불꽃놀이는 진행되는 날짜가 따로 정해져 있었어요. 하필 저희가 간 날은 불꽃놀이가 없던 날이었죠. 게다가 남편이 반지 치수를 잘못 주문하는 바람에 제 손가락에 맞지도 않았어요. 그 반지는 지금 행방불명(?) 된 상태예요. 남편이 나중에 제대로 된 프러포즈를 하겠다고 하는데 한껏 기대하고 있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