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귀순·월북자 처리 기준

북한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 A(47) 씨를 사살한 것은 그동안의 남북 간 월·탈북자 처리 방침에도 크게 어긋난 조치다.

한국 정부는 북측에서 넘어온 이들에 대해 남측 잔류 의사를 확인한 후 정착 혹은 북측으로 인계 결정을 내린다. 북측의 경우 월북자에 대해 체제 선전 등의 이용 목적을 확인한 후 잔류시키거나 남측으로 돌려보낸다.

2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유관기관은 북측에서 넘어온 이들에 대해 매뉴얼에 따라 합동심문 등의 절차를 거친다. 합동심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판단되는 것은 남측 잔류 의사 여부다. 탈북자가 일관되게 잔류 의사를 표명할 경우 정착 지원 과정을 거치지만, 잔류 의사가 불분명하거나 북측으로 돌아가길 희망할 경우에는 북측과의 연락채널을 통해 인계 조치에 들어간다. 양측은 전화통신문 등으로 시간과 장소를 정해 판문점 등에서 탈북자를 인계한다.

북측은 월북한 민간인에 대해 체제 선전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으로 귀환을 요구해도 상당 기간 수감한 후 조사를 펼친 후 이용가치가 떨어질 경우 남측에 인계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한국에서 성범죄를 저지르고 월북한 탈북자 김모(24) 씨에 대해서도 최근 사면 결정을 내리고 체제선전에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월북자들보다 탈북 경험이 있는 이들을 활용한 체제 선전에 적극적이다. 이번 경우처럼 국경을 넘어왔다고 총격을 가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