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금리 조정·한도축소 영향
증권사 ‘빚투’ 는 또 사상최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하기) 열풍과 함께 빠르게 불어나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하루 2400억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증했던 ‘신용대출 막차 타기’ 행렬이 다소 진정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들이 오는 25일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신용대출 관리계획에는 우대금리 조정, 대출한도 축소 등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7일 현재 126조899억 원으로 집계됐다. 16일(126조3335억 원)과 비교해 하루 사이 2436억 원 줄어들었다. 일별 증가액은 △14일 5179억 원 △15일 3448억 원 △16일 2735억 원으로, 지난 14일 금융감독원과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이 회의를 가진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났었다. 은행들은 오는 25일 금융당국에 대출 관리계획을 제출하기에 앞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17일 대출잔액이 준 것은 공모주 청약으로 나갔던 대출액이 상환되는 등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며 “은행이 대출관리를 강화하면 결국 소비자가 입는 혜택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A은행에서는 영업점 신용대출이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11일)과 삼성증권(16일) 등 증권사들도 잇따라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했는데도 증권사의 신용융자 잔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는 17일 현재 17조9023억 원으로 지난 9일 사상 처음으로 17조 원 돌파한 뒤 연일 증가하고 있다.

송정은·민정혜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