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法개정안 입법 예고
적용대상 적어 실효성 의문

정부가 오는 12월 10일부터 예술인도 고용보험을 적용받도록 했지만, 예술인의 근로와 실직 여부에 관한 세부규정 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임금 근로자와 달리 실업과 취업이 잦은 예술인을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고용보험기금 계정에서 지원하게 돼 사실상 ‘근로자가 낸 돈으로 예술인을 돕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18일 예술인을 고용보험 적용대상에 포함하도록 해, 일자리를 잃으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예술인 가운데 문화예술 창작, 실연(實演), 기술지원 등을 위해 예술인 복지법에 따른 ‘문화예술용역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적용 대상이다. 적용대상인 예술인들은 용역계약 상대방인 사업주와 절반씩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보험료율은 보수액을 기준으로 예술인과 사업주 각각 0.8%씩이다.

정부는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이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여는 첫 발걸음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당장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화예술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예술인이 너무 적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8년 문화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60%가 문화예술용역을 체결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예술인들은 전년 대비 소득감소에 따라 실업급여를 받게 된다. 문화예술용역 계약을 어떻게 조정하는지에 따라 소득이 다르게 잡힐 수 있는 만큼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입자가 늘어난다고 해도 예술인들의 실업급여를 댈 고용보험기금의 재정상태가 악화하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3, 4차 추가경정예산안과 2021년 예산안을 종합하면 고용보험기금의 부채는 약 8조 원대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고용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