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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카투사는 미 육군에 배속된 한국군 병사(Korean Augmentation to the US Army)다. 미군은 전 세계 곳곳에 주둔하지만, 주둔국 병사를 미군 지휘 체계 내에 직접 배속시키는 사례는 카투사뿐으로, 강력한 한·미 동맹의 상징 가운데 하나다.

카투사 제도는 6·25라는 역사의 산물이다. 6·25 초기 미군 등 유엔군은 전투병이 부족했고, 한국군은 무기와 장비가 없었다. 양국의 문제점을 파악한 존 무초 주한미국 대사가 먼저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을 만나 한국 장병 활용을 건의했다.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구상 중이던 맥아더는 승낙했다. 무초는 이어 이승만 대통령을 찾아갔다. 이 대통령은 우리 병사가 전쟁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했을 뿐만 아니라 미군의 무기·장비·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허락했다. 1950년 8월, 313명의 카투사가 선발돼 미 2·7·24사단 및 1기병사단에 배치됐다.

초기 카투사는 징집병으로, 교육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영어가 서툴렀고 미군과의 문화적 차이도 컸지만, 전장의 지리와 북한군의 특성을 잘 알았고, 전장에서 아군, 적군(북한군·중공군)을 식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용한 자원이었다. 당시 카투사는 인천상륙작전 말고도 낙동강 지구·장진호·펀치볼 전투와 원산 상륙작전, 혜산진 점령 작전 등에 참여했다. 6·25 당시 4만3660명의 카투사가 참전해 1만1365명이 사망·실종한 것으로 국가보훈처는 추산한다.

6·25전쟁 후에도 한·미 양국 모두 카투사의 필요성을 인정,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다. 매년 2000명 안팎을 선발하는데,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상대적으로 편하다는 인식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선발 제도는 징집과 시험을 통한 선발, 추첨 등으로 바뀌어 왔다. 영어 잘하는 병력 자원이 모두 카투사에 몰려, 국군에 영어 능통 자원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감안해야 했다.

카투사는 미군에 배속돼 업무와 작전을 하지만, 엄연히 대한민국 육군 소속이다. 군사적 지휘권은 미 8군 본부가 갖지만, 선발·배치·승진·휴가를 포함한 인사 행정권은 1965년 창설된 한국군지원단이 행사한다.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면서 카투사 인사 행정권이 미군에 있다는 식의 억지 주장까지 등장했다. 6·25 때 산화한 카투사 선배들이 지하에서 탄식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