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김포·부천지역 수거업체
1㎏당 50원씩 별도 부과 통보
서울 일부 지역서도 수거 갈등

2018년엔 中서 수입중단으로
한 달 넘게 수거중단 불편 겪어

‘언택트’(비대면) 소비의 증가로 각종 포장재로 쓰이는 비닐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재활용 업체에서 폐비닐을 받지 않거나 수거업체에 별도 처리비용을 징수하고 나서 2년 전 수도권에서 발생한 ‘폐비닐 대란’이 재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인천과 경기 김포, 부천의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해 선별하는 D 환경에서 이달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 품목인 비닐에도 별도 처리비용을 징수하기로 했다.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회수한 만큼 일정 금액을 업체에 지급한다. D 환경의 경우 30여 곳의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인천과 경기지역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폐비닐을 수거해 반입하고 있다. D 환경은 이들 업체에 회수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수거한 폐비닐 1㎏당 50원의 처리비용을 받겠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다른 선별업체로 불똥이 튈 수 있다고 판단해 해당 기초단체와 함께 중재에 나섰지만 D 환경은 심각한 경영난을 이유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도 최근 일부 지역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재활용 폐기물 중 비닐류를 수거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발생해 해당 아파트단지와 업체 간 중재를 벌이고 있다. 아파트단지에서 수거 업체로부터 받는 재활용품(유리병 등)의 가격을 낮춰서라도 폐비닐을 수거 할 수 있도록 양측에 요청한 상황이다. 또 서울 관내 재활용품 수거 업체 18곳 중 4곳이 최근 들어 재활용품 선별업체에 폐비닐 처리비용을 인상해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내 한 수거 업체 대표는 “포장재로 버려지는 폐비닐의 경우 대부분이 이물질에 오염돼 재활용할 수 없어 선별업체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그렇다고 비닐만 빼고 수거할 수도 없어 일을 중단해야 할 처지다”고 말했다.

앞서 충북 청주시에서는 공동주택재활용품수집운반협회가 이달부터 폐비닐 수거를 중단하겠다고 공표해 긴장감이 일었다. 실제 수거 중단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협회는 돈 안 되는 폐비닐만이라도 공공기관이 수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불씨는 남았다.

지난 2018년에는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재활용품 수거 업체가 한 달 넘게 폐비닐 수거를 거부해 불편을 겪었다.

한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올 상반기 21만5527t의 비닐류(복합재질 및 필름시트형)를 회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회수량 22만3079t보다 줄었다. 비닐류 사용은 계속해 늘고 있지만 실제 재활용할 수 있는 비닐류는 줄어든 것이다.

인천=지건태·수원=박성훈·청주=이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