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오픈 테니스 개막… 이형택·정현 이어 한국선수 3번째

187위 美 크위아트코스키 상대
1세트 내주고 3 - 1 역전승
1승 거두고 상금 1억여원 확보
3일 세계 17위 선수와 2회전

“초반 긴장해 플레이 잘 못해
오늘 체력으로 이겨내 기뻐”

권순우(당진시청·CJ 후원)가 4전 5기 끝에 테니스 메이저대회 남자단식에서 첫승을 거뒀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통산 3번째 메이저대회 단식 승리다.

세계랭킹 73위 권순우는 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총상금 5340만2000달러) 1회전(128강)에서 187위인 타이-손 크위아트코스키(미국)에 3-1(3-6, 7-6, 6-1, 6-2)의 역전승을 거뒀다. 권순우는 2회전에 진출하며 상금 10만 달러(약 1억1870만 원)를 확보했다.

23세인 권순우는 이로써 이형택(은퇴)과 정현(144위·제네시스 후원)에 이어 한국 남자 선수 통산 3번째로 메이저대회 단식 2회전에 진출했다. 이형택은 2000년 US오픈, 정현은 2015년 역시 US오픈에서 메이저대회 단식 첫승을 올렸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이덕희, 박성희, 조윤정 등이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승리를 거뒀다.

권순우는 5차례 도전에서 메이저대회 승리를 신고했다. 권순우는 2015년 프로로 전향했고 2018년 호주오픈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무대에 올랐지만, 1회전에서 55위였던 얀 레나르트 스트러프(독일)에 0-3으로 완패했다. 지난해 권순우는 윔블던 1회전에서 당시 9위였던 카렌 하차노프(러시아)에 1-3으로 패했고, US오픈에선 84위였던 우고 델리엔(볼리비아)과의 1회전 도중 부상으로 기권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선 29위였던 니콜로즈 바실라시빌리(조지아)에 2-3으로 석패했다.

권순우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세트에서 권순우는 첫 서브 게임을 내주며 0-3으로 끌려갔고 초반에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1세트를 내줬다. 권순우는 그러나 2세트에서 높은 집중력을 앞세워 흐름을 뒤집었다.

권순우는 2세트 중반 4-5로 밀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상대의 서브 게임을 처음으로 브레이크,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물론 주도권은 2세트를 가져온 권순우가 쥐었다. 권순우는 힘을 내 3, 4세트를 내리 얻었고 2시간 49분 만에 1회전을 마쳤다.

권순우는 오는 3일 데니스 샤포발로프(17위·캐나다)와 2회전을 치른다. 샤포발로프는 1회전에서 서배스천 코르다(205위·미국)를 3-1(6-4, 4-6, 6-3, 6-2)로 꺾었다. 샤포발로프는 권순우보다 2살 어린 21세이지만 이미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단식 정상에 오른 경력이 있다. 샤포발로프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17년 US오픈 16강이고, 개인 최고 랭킹은 올해 1월의 13위다. 권순우는 ATP투어 단식 타이틀이 없으며 개인 최고 랭킹은 올해 3월의 69위다.

권순우는 승리 직후 “초반엔 너무 긴장한 탓에 생각했던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며 “2세트 위기에서 브레이크를 하고 타이 브레이크까지 잡아낸 뒤 3세트부터 상대 약점이 계속 보였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그동안 메이저대회에서 체력 때문에 졌는데, 오늘은 체력으로 이겨내서 기쁘다. 체력이 좋아진 걸 느낀다”며 “(2회전 상대인) 샤포발로프는 나이가 어리지만 랭킹이 높은 선수다.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