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사이즈’ 중국 장강 한가운데로… 크루즈 타고 ‘세 개의 협곡’ 훑는다[박경일기자의 여행]](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5/2024050201032412048001_300.jpg?v=20240503011827)
이미지 크게보기 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판매되는 렉서스 ES에는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가 달려 있고, 운전자는 ‘디지털 사이드뷰 모니터’를 통해 후측방 상황을 살필 수 있다. 렉서스 제공
내부 화면으로 후측방 보여줘
시야각 최대 80도까지 확보
외부소음↓, 연비개선 효과도
아우디, 지난달 첫 국내 출시
현대기아차도 기능구현에 집중
모터쇼서 콘셉트 카 ‘45’ 이목
오늘날 자동차에서 당연하게 볼 수 있는 부품인 거울이 사라지고 있다. 차량 외부의 사이드미러와 실내에 있는 룸미러는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부품이지만 최근 차량 제조사별로 거울을 없애는 데 기술력을 모으고 있어 ‘미러리스 카(거울이 없는 차)’에 대한 소비자 및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 정식 출시된 아우디의 최초 순수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는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했다. 양산형 차 중 국내에 출시된 첫 미러리스 카인 셈이다. 운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후측방을 살필 수 있다. 야간에도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찻길 가장자리 등도 개별 모드를 통해 볼 수 있다. 렉서스는 지난 2018년 사이드미러 대신 ‘디지털 사이드뷰 모니터(Digital Side-View Monitor)’를 장착한 ‘ES’ 모델을 일본 내수 전용으로 출시한 바 있다. 올해 3월부터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렉서스 측은 현재로는 국내 도입 계획은 없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사이드미러 또는 룸미러가 없는 미러리스 카는 제조사별로 이미 오래전부터 시도해온 기술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2012년 하이브리드 콘셉트 카 ‘XL1 쿠페’에 사이드미러 대신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해 선보인 바 있다. BMW도 지난 2016년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의 이미지가 내부 디스플레이로 보이는 시스템을 장착한 ‘BMW i8’ 미러리스 콘셉트 카를 공개했다. 시스템이 카메라 이미지를 평가해 다가오는 위험에 대한 경고 아이콘을 표시해주며 이미지 결합 궤도선을 통해 주차에 도움을 준다.
이미지 크게보기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는 카메라가 차체 안에 숨겨져 있는 현대차의 전기차 콘셉트카 45(왼쪽 사진)와 사이드미러 위치에 카메라가 있는 아우디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오른쪽). 현대차·아우디 제공
현대기아차도 ‘프로페시’ ‘비전T’ 등 사이드미러가 없는 형태의 콘셉트 카를 여러 차례 선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 카 ‘45’에는 거울 대신 카메라와 모니터 시스템이 연결된 기기가 장착돼 차체 안쪽에 숨겨져 있다가 운전자가 다가가면 자동으로 바깥쪽으로 펼쳐지는 기술이 탑재돼 모터쇼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미러리스 기능 구현에 집중, 향후 양산 차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의 장점은 사이드미러가 있던 공간을 활용해 디자인 측면에서 획기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드미러의 크기가 작아지면 공기 저항도 최대 2∼7%가량 줄어 사이드미러에서 발생했던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을 줄일 수 있고 연비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시야각이 확대돼 운전자들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어 차량 안전사고를 더욱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시야각이 15도인 사이드미러에 비해 카메라는 30도에서 최대 80도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점으로는 사이드미러를 보면서 운전했던 기존 방식과 다른 어색함과 고장 위험을 꼽을 수 있다. 사이드미러는 1911년 미국의 인기 자동차 경주 ‘인디 500’의 우승자 레이 하룬이 사고 방지를 위해 후측방 상황을 살피고자 운전대 위에 달았던 거울을 시초로 100여 년이 넘게 사용돼왔기 때문에 운전자들에게는 사이드미러를 보면서 운전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이에 기존 방식과 달리 실내에서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경우 익숙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카메라에 빗물 등 이물질이 묻을 경우 시야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고, 전기부품의 증가로 고장 확률이 커질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카메라 센서가 오작동한다거나 이미지를 전송받아 출력하는 디스플레이에 장애가 발생하면 후측방에 대한 시야가 사라져버려 주행 중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주시하는 운전자의 눈 피로도 상승 가능성도 있다. 거울을 사용하면 실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반사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운전자가 거울을 통해 후측방을 살핀 뒤 전방을 주시하더라도 눈의 초점에 큰 무리가 오지 않는다. 하지만 미러리스 카의 경우 1m 이내 거리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후측방을 살핀 후 전방을 주시하게 되면 운전자의 눈은 초점을 재조정해야 한다. 운전자가 1분에 평균 4∼10회 정도로 후측방을 살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디스플레이를 통한 후측방 주시는 운전자의 눈에 상당한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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