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규 교수는…

전북 순창이 고향인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의 원래 전공은 독일 문학이다.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대에서 독문학·사회학·중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지난 1994년부터 우석대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0년 공식적으로 풍수지리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들이 몰려서다. 당시 풍수 강의의 인기가 워낙 좋았다. 다음 학기에 1500명이 몰릴 정도였다. 그 후로 평균 700∼800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정치인들의 생가와 선영을 풍수론으로 감정하고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한 데 이어,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까지 정확히 짚어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장 풍수가인 지관과 달리 풍수학자답게 옛 문헌을 뒤지고 번역하고 고증을 거치며, 시중의 풍수 이론도 비판하고 풍수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렇게 자신의 손과 발로 터득한 풍수를 다시 책으로 출간했다.

저서로는 청오경, 금낭경, 호순신의 지리신법, 명산론 등 풍수지리학 4대 고서 완역본과 ‘우리 시대의 풍수’ 등 풍수 관련 서적뿐 아니라 사주 명리학과 관련된 서적도 출간했다. 사주의 형성과 발달을 역사·문화적으로 분석한 ‘사주의 탄생’, 사주로 분석한 ‘2020년 운명을 읽는다’도 출간했다. 권력과 풍수의 관계를 다룬 ‘국운 풍수’ ‘조선 풍수, 일본을 논하다’ ‘13마리 용의 비밀’ ‘권력과 풍수’, 풍수의 현장성을 강조한 ‘내 운을 살려주는 풍수 여행’ ‘논두렁 밭두렁에도 명당이 있다’, 풍수 용어와 개념을 정리한 ‘김두규 교수의 풍수강의’ 등이 있다.

김 교수의 풍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자료, 현장 체험에 대한 이력 등이 알려지며 세종시 신행정 수도 이전 과정에 자문관 역할도 했다. 조선 건국 과정에서 태조 이성계에게 한양 도읍지를 추천했던 무학대사에 비유되기도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도 학연(외국어대·독일 뮌스터대), 지연(전북 순창)으로 친분이 두텁다. 그는 2000년에 전라북도 도시계획심의위원, 2004년에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위원회 자문위원, 2007년에 경상북도 도청 이전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2007년부터 2017년 4월까지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풍수지리)으로 활동했고, 2017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민속학)을 지냈다.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