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왜 적었나

제8호 태풍 ‘바비(BAVI)’의 북상 궤도가 27일 새벽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서쪽으로 더 기울어진 대신 강도는 약해지면서 수도권은 ‘태풍 대란’을 비켜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내주쯤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발생하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등 앞으로 태풍 여파가 지속할 전망이다.

2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남쪽 바다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 2도 높은 이상 기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올해 태풍 발생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태풍 바비는 오전 4시쯤 인천 앞바다를 통과한 데 이어 오전 5시 30분에 황해도 옹진반도 인근에 상륙했으며 오후에는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바비는 오전 5시쯤 서울에 가장 근접했는데 다행히도 직전 오전 4시쯤 기준 태풍 세기가 ‘매우 강’에서 ‘강’으로, 크기는 ‘중형’에서 ‘소형’으로 완화되면서 영향력이 약화 됐다. 서울 구로구에서 초속 21m 정도의 바람이 불었다. 오전 3시쯤 백령도 남남동쪽 먼 해상을 지날 때 중심기압이 960hPa이었던 바비는 오전 6시쯤에는 중심기압이 965hPa로 상승하면서 바람 세기는 약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5hPa 정도면 바람으로 치면 초속 3∼4m 정도는 줄어든 것”이라면서 “육상에 도달해 낮부터는 급속도로 약해졌다”고 전했다. 애초 기압계 영향으로 링링, 볼라벤 때보다 서쪽으로 더 밀린 점도 주효했다. 바비는 향후 계속 약화되다 28일 오전에는 중국 내륙에서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9호 태풍 마이삭은 오는 28일 필리핀 인근 해상에서 발생해 일본 해상을 통과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9호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여러 수치 모델을 통해 경로를 모의하고 있다”며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발생 시기와 강도 등에 크고 많은 변수가 있어 우리나라 영향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게 기상청 입장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