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단속 동행해보니…

거리두기·출입명부 등 의무화
위반땐 사실상 2주간 영업정지
업주 “임대료는 어떡하라고…”

서울, 물류시설 방역지침 강화
조끼·장갑·신발 공동사용 금지

서울 마포구청 관계자 1명과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2명은 ‘원스트라이크아웃제’와 방역수칙을 알리기 위해 방문한 음식점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 25일 오후 3시쯤 업소를 찾은 이들은 “잠시면 된다”고 업주를 설득했지만, 누워서 쉬고 있던 업주는 일어나보지도 않은 채로 “뭐 하는 거냐”며 “당장 나가라”고 고함을 질렀다. 구청 관계자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요새 장사가 잘 안 되는데 나라에서 이것저것 지켜달라고 하니 까칠하게 대하는 사장님들이 많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기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에서 일반 음식점을 상대로 진행된 방역수칙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서울시는 24일부터 규모 150㎡ 이상의 일반 음식점에도 △이용자 간 거리두기 △업주·종사자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명부 작성을 의무화했다.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2주간 집합금지명령을 받게 돼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해진다.

이 같은 ‘원스트라이크아웃’ 규정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음식점 ‘현명식탁’을 운영하는 양현명(31) 씨는 “2주 동안 영업을 못 하면 2000만 원어치의 매출이 날아가는데 그동안 인건비와 임대료는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코다차야’ 신촌점 점장 김승하(34) 씨는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처벌 규정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력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단속과 계도를 위해 현장으로 향하는 공무원들도 지쳐 보였다. 각종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감시하느라 업무량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도입과 함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도 내렸다. 한 구청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역학조사에 전 직원이 달려들다시피 하고 있다”며 “번아웃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와 달리 마스크 의무 착용은 처벌 규정도 마땅히 없어 실질적인 단속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27일부터 49개 물류시설에 조끼·장갑·작업화 등을 공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역지침을 강화한다고 26일 밝혔다.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 적용된다. 공용물품 사용 금지 지침을 포함해 △전자출입 명부 관리 △마스크 착용 △근로자 간 거리두기 등의 방역지침을 한 번이라도 어기면 이틀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다. 물류시설에 의한 감염으로 코로나19가 확산돼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시는 배수진을 친다는 각오로 고강도의 방역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