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 ‘블록딜’ ‘빅컷’ ‘스핀오프’…관련 학계·업계서 번역어 개발 필요

이미지 크게보기

④ 증시 용어

우리말에 없던 개념 많다보니
영어표현 알아도 이해 힘들어

이른바 ‘동학 개미 운동’을 필두로 자산 불리기 열풍이 우려를 낳을 정도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주식과 채권 등이 거래되는 증권시장과 관련해서는 영어 표현이 다른 어느 분야보다 많이 사용된다. 우리 말에 없던 개념이 많다 보니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관련 학계와 업계 차원에서 번역어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투자 단계부터 영어 표현이 쏟아진다. 부실기업을 살리기 위한 초기 투자금(종잣돈)은 ‘시드 머니(seed money)’라는 말로 대체됐다.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투자처 미특정 기금)’ ‘정크본드(junk bond·쓰레기(투기등급) 채권)’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합작 투자)’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대중 투자)’ ‘풋백옵션(put back option·사후 손실 보전)’ 등도 번역할 경우 좀 더 이해가 쉬운 용어들이다. 주식 등의 거래 과정에서 쓰이는 ‘패닉 셀링(panic selling·공황 매도)’ ‘패닉 바잉(panic buying·공황 매수)’ ‘로스컷(loss cut·손절매)’ ‘리스크(risk·손해 위험)’ ‘블록 딜(block deal·대량 매매)’ ‘애널리스트(analyst·증시 분석가)’ 등도 마찬가지다. ‘골든 크로스(golden cross·강세전환 지표)’ ‘더블딥(double deep·이중 침체)’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실적발 주가상승)’ ‘어닝 쇼크(earning shock·실적발 주가하락)’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초대형 경제 위기)’ ‘레드오션(red ocean·포화 시장)’ ‘블루오션(blue ocean·대안 시장)’ ‘빅컷(big cut·금리 대폭 인하)’ 등은 증시 상황 등을 강조하는 영어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쓴 사례다.

이 밖에도 ‘유니콘(unicorn) 기업(거대 신생 기업)’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의결권 행사 지침)’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디폴트(default·채무상환 불이행 또는 기본값)’ ‘스타트업(start-up·새싹 기업 또는 신생 기업)’ ‘스핀오프(spin-off·회사 분할)’ ‘신파일러(thin filer·금융 이력 부족자)’ ‘제로 레이팅(zero rating·사용료 우대 정책)’ 등은 영어 표현을 알더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문화일보·국어문화원연합회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