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급등으로 무주택 서민과 30대 등 젊은 층의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집 없는 30대나 ‘패닉 바잉(공황 구매)’한 30대 모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요. 지난 6월 30대는 2만3500가구(서울 3600가구)의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이는 서울로만 봤을 때 5월 1260가구의 3배가량이나 됐지요. 7월 공식 통계는 아직 안 나왔지만 아마도 6월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더구나 젊은 층의 패닉 바잉은 빌라 등으로 옮겨붙고 있습니다. 7월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단독 다가구 제외) 매매는 7170건에 달했지요. 이는 2008년 4월 7686건 이후 최대치입니다. 뉴타운 해제지역 공공재개발 추진 영향을 받은 투자수요도 있지만 정부 부동산 정책 불신에 따른 젊은 세대의 패닉 바잉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30대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패닉 바잉에 나서는 기저에는 ‘영끌을 해도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못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집값 급등이 허탈과 불안을 유발, 패닉 바잉에 나서게 한 것이죠.

패닉 바잉은 금융 대출 분야에서도 잘 나타났지요. 정부 대출 규제에도 5월까지 20∼30세대가 신규로 빌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는 33조7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22조3700억 원)보다 11조3700억 원(51%)이나 폭증했지요. 금융권에서는 20∼30세대의 6∼8월 주담대까지 합치면 5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사실 30대들은 문재인 정부가 등장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예상하고 주택 매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 집값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고, 내 집을 장만하지 못한 젊은 층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 됐지요. 패닉 바잉을 막는 길은 영끌을 해서 집을 장만하지 않아도 주택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입니다. 직장과 먼 서울 밖(3기 신도시)이 아니라 서울 도심에 내가 살 수 있는 양질의 주택이 공급된다는 시그널이지요. 더구나 공공 임대주택이나 지분적립형 주택으로 패닉 바잉을 막기는 쉽지 않습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자녀들인 ‘아파트 키드(20∼30세대)’가 살고 싶은 곳은 자가보유 아파트이지, 임대주택이나 패닉 바잉한 빌라, 연립주택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집값이 고공행진하는 시기의 영끌을 통한 패닉 바잉은 리스크(위험)가 예상보다 큽니다. 집값이 안정·하락기로 갈 경우 자칫 ‘하우스푸어(대출로 집을 산 가난한 이들)’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지요. 정책 당국은 무주택 서민과 젊은 층이 패닉 바잉에 나서지 않도록 과감한 규제 완화로 살고 싶은 주택 공급의 숨통을 터줘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