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 전문가가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 전시작전권 전환(OPCON transition) 목표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8월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전작권 전환 검증에 초점을 맞추려던 한국과 준비 태세 점검을 우선해야 한다는 미국 사이의 이견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가 연합 방위 태세를 우선시해야 하는 한국군을 곤란한 입장에 빠지게 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멕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분석 글을 게재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전작권 전환이 이슈가 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전작권 전환 조건보다는 시기를 우선하며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한국 군을 중간에서 곤란에 입장에 빠지게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인들은 전환 시기를 중시하지만 상당수 군 전문가가 조건부 전환 입장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한미 간 이견은 오는 8월 16일 실시되는 연합훈련 조율 과정에서 드러났다. 맥스웰 연구원은 “한국이 준비한 훈련은 준비 태세를 점검하는 훈련과 동시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가 포함된 것이었는데 이는 불가능했다”며 “지난 2월과 3월 연합훈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준비 태세 검증 훈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취소가 됐고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임무도 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가장 우선 순위인 전쟁 억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훈련을 조정하는 결정을 내리거나, FOC 검증에 초점을 맞추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조건부 전작권 전환 원칙에 따르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연합훈련에서 둘 다 하도록 설계할 수 있지만 준비태세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FOC 검증을 우선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FOC 검증은 오는 2월이나 3월 또는 일 년 뒤에 실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멕스웰 연구원은 전작권 전환 원칙에 대한 이견이 정치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고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그들이 정치적 어젠다를 우선시하고 대한미군의 안보를 희생시키려는 의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맥스웰 연구원은 전작권 전환 자체에 대해선 “한반도 급변 사태가 일어나면 한국 군이 북한에 진입해 안정화와 통일 과정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이 필요하고 이는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에 미국이 상대국의 리더십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