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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네디 全大통해 명성
루비오 등 정치입지 다진 무대

민주당 쿠오모·부티지지 참가
공화선 이방카 핵심연사 점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다음 주부터 연이어 최대 정치 축제인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올해에는 어떤 연사가 ‘깜짝 스타’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명연설의 산실인 전대에서 정치 신인들이 부상해 정계에 새바람을 일으켜왔다.

미 민주당은 전대 무대에 오른 연사들을 차기 대통령으로 배출해온 영광의 역사가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2004년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대에서 존 케리 대선 후보의 지지 연설을 했다. “진보의 미국, 보수의 미국이 아니라 하나의 미국이 있다.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히스패닉의 미국, 아시아인의 미국이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이 존재할 뿐”이라는 연설로 명성을 얻은 오바마는 그해 일리노이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4년 후 대선에서 승리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도 1956년 민주당 전대에서 대선 후보인 아들라이 스티븐슨을 소개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케네디는 JFK라는 이니셜로 불리기 시작했고 4년 후 대통령에 당선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민주당 전대에서 인기를 얻었다. 아칸소 주지사였던 그는 1988년 민주당 전대에서 장황한 연설로 조롱받았지만, 이를 전화위복 삼아 며칠 후 자니 카슨의 ‘더 투나이트 쇼’에 출연해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전임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많은 정치인이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기회로 전대를 활용해왔다. 1984년 당시 초선이었던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두 도시 이야기’라는 명연설을 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미국을 성경에 나오는 ‘언덕 위의 빛나는 도성’이라고 표현하자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인용해 그가 가난한 미국인들의 처지를 모른다고 지적한 것. 쿠오모 전 주지사는 3선까지 성공했고 이후 민주당으로부터 두 차례나 대통령으로 출마해 달라는 구애를 받았다. 2012년 공화당 전대에선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밋 롬니 대선 후보 지지 연설을 통해 촉망받는 신인으로 인정받았고, 4년 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2016년 민주당 전대에서 ‘트럼프 저격수’ 역할을 맡으며 주목받았고, 진보진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올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도 뛰어들었다.

올해 전대에도 어떤 정치 신인이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공화당이 아직 연사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의연하게 대응해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되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소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도 연설할 예정이며, 올해 중도 세력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새바람을 일으킨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전대 찬조 연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태미 더크워스(일리노이) 상원의원·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도 출격한다. 일각에선 공화당 전대에서 지난 2016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소개해 언론의 시선을 독차지했던 장녀 이방카가 올해 핵심 연사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