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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의사소통 막는 감염병 용어

케어 → 돌봄 등 우리말도 가능
비말·의사환자 등 한자도 남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우리 국민도 의료 및 감염병 분야 전문 용어를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어려운 영어나 한자어로 이뤄진 용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돼 의사소통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데믹’이라는 용어가 대표적이다. ‘사람’을 뜻하는 그리스어 demic에서 파생된 이들 용어는 흔히 감염병의 양상을 나타낸다. ‘에피데믹(epidemic)’은 감염병의 ‘유행’을 뜻하고 ‘엔데믹(endemic)’은 ‘주기적 유행’을, ‘팬데믹(pandemic)’은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한다.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epidemic의 합성어인 ‘인포데믹(infodemic)’은 잘못된 진단과 전망이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일종의 ‘정보 전염병’의 의미로 쓰인다. 이들은 영어 자체로 봐도 어려운 단어에 속한다. 쉬운 우리말을 두고 굳이 가져다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뭔가를 관통해 지나간다는 의미를 담은 ‘∼ 스루(through)’도 마찬가지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진료·검사(소)’는 ‘승차 진료·검사(소)’나 ‘차량 이동형 진료·검사(소)’ 정도로 쓰면 된다. ‘워킹 스루(walking through) 진료·검사(소)’는 ‘도보 이동형 진료·검사(소)’로, ‘윈도 스루(window through) 진료·검사(소)’는 ‘투명창 진료·검사(소)’로 쓸 수 있다.

‘코호트(cohort) 격리 = 동일 집단 격리’ ‘진단 키트(kit) = 진단 도구(모음), 진단 도구 꾸러미’ ‘풀링(pooling) 검사 = 취합 검사’ 등은 의료 전문 용어이지만, 얼마든지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는 사례다. 최근 흔히 쓰이는 ‘메디컬(mecical) = 의료’ ‘코로나 블루(blue) = 코로나 우울증’ 등도 불필요한 영어 사용 사례로 지적된다.

‘비말(飛沫) = 침방울’ ‘의사(擬似) 환자 = 의심 환자’는 지나치게 어려운 한자어가 사용된 사례다.

‘언택트(untact) = 비대면’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 지역사회 돌봄’ ‘컨트롤타워(control tower) = 지휘본부’ 등도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쓸 때 보다 많은 사람에게 쉽게 이해되는 사례로 꼽힌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문화일보·국어문화원연합회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