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前 교수는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구권 정치와 북한 정치를 시작으로 국내정치까지 다양한 영역에 천착(穿鑿)한 학자로 꼽힌다.

양 전 교수는 북한의 대유엔 정책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대에서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중심으로 권력승계 문제를 연구했다. 그는 “젊은 학자로서 한국 정치가 국제정세 속에서 요동치는 상황이니 국가를 생각하면 정치학이 중요하고 매력적으로 여겨져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며 “결국 통일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생각에 북한을 공부했고, 이후 북한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소회했다. 당시 국내에서 소련을 연구한 학자들은 주로 소련의 북한 정책에 치중한 반면 그는 소련 내부의 정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1993년 연세대 조교수로 임용된 직후 한동안 그는 러시아 정치 문제에 집중했다. 양 전 교수가 국내정치로 연구 영역을 확장한 것은 2003년 연세대 리더십센터 소장을 맡은 영향이 컸다. 그는 리더십센터를 맡으며 이승만·박정희·김대중 등 3명의 대통령 사료집 10권을 냈다. 미국의 사료관을 뒤지며 연구한 결과물인데, 미국 정부의 이승만 전 대통령 제거계획이나 7·4 남북공동성명 과정에서의 남북 접촉 등을 발굴했다. 리더십센터 활동을 전후해 국내정치 연구에 집중한 그는 이후 관련 연구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양 전 교수는 “정치학자라면 여러 나라 정치를 공부하지만 결국은 한국 정치로 귀결된다”며 “학문이라는 것이 꼭 이론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현실 영역에 가이드를 주는 것 또한 학자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 전 교수는 연세대 내에서 국가관리연구원장과 행정대학원장, 사회과학대학 학장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쳤고, 2007년에는 한국정치학회를 이끌며 부산에 600여 명의 해외 학자를 초청해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학 세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1950년 경남 함양 출생 △중동고, 연세대 정치외교학 학·석사 △워싱턴대 국제학 석사 및 정치학 박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연세대 리더십센터 소장·국가관리연구원 원장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장·정책평가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한국정치학회 회장 △연세대 행정대학원 원장·사회과학대학 학장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