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내세우며 연일 강조
황강댐 무단 방류도 北편들기

정부가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북한에 대해 연일 ‘인도주의적 원칙’을 내세우며 지원 의지를 밝히고 있어 ‘묻지 마 지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를 두고도 대응 대신 북한 편들기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통일부 등의 입장을 종합하면 정부는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에 대해 수해 복구를 지원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인도적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 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진행한다는 원칙을 정부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인도주의적 원칙을 통해 대북 지원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남북 간 합의를 어기고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을 방류하는 등의 조치를 한 상황에서 대북 지원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황강댐 방류를 두고 “황강댐은 다목적댐이라 물이 일정하게 찰 경우 물이 넘쳐 붕괴될 위험이 있어 일정하게 물을 방류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북한 편들기’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인도주의적 원칙’ 또한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에서 주로 통용되는 개념으로, 국가 대 국가 사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대북 지원 방침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자 지원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창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정부 의도와 다르게 북한이 남측의 지원을 거부할 가능성도 크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 예비물자까지 반출해가며 자체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