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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땐 최악 실업률 겪어
6명중 1명 “400달러도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 무더기 빚과 함께 직장에서도 한 발 뒤처졌던 밀레니얼 세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택 구입 등 부를 축적하기 위한 시기마저 놓치게 됐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보다 더 가난한 세대’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과 내 집 마련의 꿈이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81∼1996년생인 밀레니얼 세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5월 기준 밀레니얼 세대의 실업률은 12.5%로 X세대(1965∼1980년생)와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보다 높다고 밝혔다. 밀레니얼 세대의 종사 비율이 높은 서비스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도 밀레니얼 세대는 재정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6명 중 1명이 400달러(약 47만5000원)의 비상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전체 미국인 중 400달러 비상금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8명 중 1명이다. 밀레니얼 세대 4명 중 1명은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상태다. 밀레니얼 세대는 금융위기 영향으로 취업난을 겪은 데다, 이들의 평균 소득은 이전 세대보다 낮다. 이들은 미 역사상 대학진학률이 가장 높지만 학자금 대출에 허덕였고,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밀레니얼 세대의 취업률도 이전 세대의 학사 학위 소지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밀레니얼 세대의 내 집 마련은 물론 결혼과 자녀 계획도 미뤄지고 있다.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면서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인구조사국의 경제학자 케빈 린즈는 “커리어 초반에 경제 위기를 두 번 겪는 것은 사람들의 재정, 직업 전망, 그리고 가정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