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폭우·강풍 동반

항구선 하역 중단… 선박 대피
지자체마다 옹벽 등 점검강화
해상 가두리 보호망 등 설치

장기간 계속된 장마와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전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제5호 태풍 ‘장미’까지 남해안으로 근접하자 영호남 자치단체들이 피해 최소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부산시는 태풍 ‘장미’가 이날 오후 4시쯤 서남부 해역에 근접하고 초속 25m의 강풍에 최대 150㎜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부산은 지난 8∼9일 축대·옹벽 붕괴, 주택·상가 침수 등 10여 곳의 피해에 이어 이날 많은 비가 내리면 또다시 큰 피해가 우려된다. 부산시는 최근 1주일간 집중폭우로 지반이 매우 취약해진 상태여서 급경사지 132곳, 공사장 83곳, 저지대 옹벽·축대 31곳, 침수 우려도로 48곳 등을 집중 점검하는 등 예찰을 강화했다. 부산항에서는 하역·선적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402척의 선박을 결박하는 한편 57척을 육상으로 이동시켜 대비하고 있다.

경남도도 섬진강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본 하동 화개장터 등에서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으로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 중점 관리지역을 점검하며 대비하고 있다. 경남도는 인명피해 우려 지역 699곳과 재해 취약시설 857곳, 배수장 611곳을 중점 점검했고 대형 건설공사장 139곳에 대해서는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해안가 저지대 침수 우려지역은 현장책임관(공무원) 및 현장관리관(마을이장)을 지정해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또 도내 어선 1만4000척을 모두 피항하도록 했고, 도내 여객선과 도선 57척도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운항을 통제했다.

울산시도 태풍 내습에 대비해 급경사지 등 산사태 우려 지역에 대한 위험물 제거 등 긴급 현장조치를 하고 침수 위험이 있는 저지대 순찰을 강화했다. 울산해경도 조업어선을 안전해역으로 대피하도록 하고, 태풍 관련 기상특보를 항해 선박에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완성 차량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선적부두의 수출 대기 차량을 안전한 야적장으로 모두 옮겼으며 현대중공업도 건조 중인 선박을 암벽에 단단히 고정하는 등 기업체들도 태풍피해를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주말 6823㏊의 농경지가 침수된 전남도는 태풍 ‘장미’로 인해 침수된 농작물의 피해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태풍이 지나간 직후 밭 배수와 쓰러진 작물 세우기 등의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병해충 방제작업도 발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또 태풍에 대비해 해상가두리 보호망을 설치하고 부잔교 등은 육지로 인양했다.

창원 = 박영수·부산 = 김기현 기자
무안 = 정우천·울산 = 곽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