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정책 수립과 관련한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보유 및 시세 상승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 국토·기재부·韓銀 등 고위직 분석

재산 상위 10명 주택 52% 뛰어
기재부 前 2차관 16억 올라 ‘최고’
대부분 강남·세종시에 집 보유

문재인 정부는 최근 8·4 대책을 포함해 ‘집값 안정’과 ‘투기 방지’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며 출범 후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는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 등의 고위공직자들 상당수가 다주택자이며, 이들이 보유한 주택 가격이 역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고위공직자 중 부동산 재산 상위 10명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문 정부 출범 후 평균 52%, 부동산·금융정책을 직접 다루는 39명의 주택 가격은 51%나 뛰어 ‘내로남불’ 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부동산정책 수립 고위공직자 부동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 정부 부동산·금융정책 입안과 관련된 고위공직자 107명 중 부동산 재산 상위 10명이 보유한 아파트·오피스텔 시세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당시 평균 14억9800만 원이었으나, 올해 6월에는 22억8000만 원으로 뛰었다. 불과 3년 새 52.2%(7억8200만 원)나 상승한 셈이다. 구윤철 前 기재부 제2차관 소유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는 무려 16억 원(107%)이 올라 가장 높은 상승액을 보였다.

김우찬 금융감독원 감사가 보유한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도 51.1%(12억 원)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채규 국토부 교통물류실장 소유의 아파트 2채(서울 강남구 삼성동, 세종시 다정동)와 오피스텔 1채(서울 중구 신당동)는 모두 합쳐 약 10억5000만 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재산 상위 10명을 포함해 부동산·금융정책을 직접 다루는 국토부, 기재부, 금융위, 한국은행 등 소속 39명 공직자가 보유한 아파트·오피스텔 총 52채의 가격도 같은 기간 1채 평균 8억5000만 원에서 12억8000만 원으로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1채당 평균 4억3000만 원(50.6%)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이다. 부처별로는 국토부에선 김 교통물류실장, 기재부에선 구 2차관, 금감원 및 금융위 소속으론 김 감사가 보유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공직자 39명의 부동산 재산 상승에 대해 “국토부가 발표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4%의 3.6배 수준으로 나타나 정부 집값 통계가 왜곡돼 있음이 재확인됐다”고 강조했다.

107명 중 유주택 고위공무원 99명은 총 147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이들 주택이 위치한 곳은 강남 4구(42채)가 가장 많았으며, 비(非)강남 4구 서울(26채), 수도권(26채), 세종(22채) 순이었다. 이들 지역 외 기타 지역은 31채였다. 서울과 세종은 문재인 정부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산 가치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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