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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성(37)·장윤정(여·28)부부

우리 부부는 3년 전 경기 안산의 한 웨딩홀에서 ‘신부 오빠’와 ‘예식 도우미 아르바이트생’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남편(민성)은 당시 자리에 없던 자신의 친구에게 저(윤정)를 소개해 줄 생각으로 먼저 명함을 내밀었고 당시 갓 입사한 사원이었던 저 역시 반사적으로 명함을 건넸습니다. 결혼식이 끝난 뒤 밥 한 끼 먹었지만, 딱히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저는 곧바로 번호를 차단했습니다. 우연의 장난이었을까요. 휴대전화를 교체하면서 번호 차단이 해제됐고 같은 해 12월 31일 괜한 감성에 보낸 ‘그동안 내가 미안했다’는 단체 문자메시지에 남편이 ‘미안하면 밥 사’라는 답을 보내면서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9살 나이 차 때문에 처음에는 친한 오빠·동생 사이였지만 하루 이틀 만나다 보니 점차 정이 들었습니다. 제 생일에 “근데 우리 무슨 사이예요?”라는 저의 질문에 남편이 “우리? 사랑하는 사이지”라고 답하면서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됐습니다. 장난삼아 처음 만난 웨딩홀을 찾았는데 마침 딱 한 자리가 남아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남편은 그 자리에서 예약했고 멍하니 남편 하는 양을 지켜보던 저는 집에 돌아와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부모님께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장난처럼 결혼날짜를 잡았지만, 신기하게도 결혼 준비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 날 제가 한 남자의 신부가 돼 있었던 셈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와 남편은 결혼 후 평소 갖고 있던 꿈을 살려 현재 안산에서 가죽 공방을 운영하며 가죽공예 수업도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경기도에서 지정한 예비 사회적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 결혼 3년 만에 딸아이의 부모가 됐고 조만간 또 한 명의 가족이 태어날 예정입니다.

“사랑하는 남편, 우리 앞으로도 항상 함께하고, 이제는 둘도 셋도 아닌 넷이서 더 행복하게 잘 살자.”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