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역투했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3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공을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워싱턴전 4.1이닝 9안타 5실점
시즌 첫 패전… 평균자책 8.00

직구 평균 143㎞… 구위 떨어져
주무기 체인지업도 5안타 허용
훈련 부족·실전감각 저하 원인
5일 휴식후 등판 징크스도 발목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경기 연속 조기에 강판됐다.

류현진은 31일 오전(한국시간) 워싱턴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5회를 채우지 못했다. 4.1이닝 동안 9안타를 내주며 5실점했다. 삼진 5개를 뺏었지만, 전반적으로 불안했다.

토론토는 4-6으로 패했고, 류현진은 시즌 첫 패전을 남겼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4.2이닝 4안타(1홈런)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이 개막 후 두 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5.79에서 8.00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2회 초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3회 초 2사 주자 1, 3루에서 커트 스즈키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4회엔 선두타자 카터 키붐에게 좌전안타를 내줬고, 빅토르 노블레스를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마이클 테일러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그리고 5회 스탈린 카스트로와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에게 거푸 2루타를 내줘 실점은 5로 늘어났다. 2-5. 류현진은 스즈키를 삼진으로 잡은 뒤 토머스 해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류현진의 투구 수는 93개. 직구 최고 스피드는 90.7마일(145.9㎞)이었고, 평균 구속은 88.9마일(143.1㎞)에 그쳤다. 직구 구속이 떨어져 류현진은 커브, 체인지업 등을 활용했지만,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탬파베이전에선 볼넷 3개를 허용했고 이날은 1개였지만 풀카운트 승부가 3차례나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했지만, 이날은 타자 몸쪽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무뎠다. 이날 허용한 안타 9개 중 5개를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경기 직후 화상 인터뷰에서 “구속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지만, 여전히 몸 상태엔 문제가 없기에 곧 정상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워싱턴 타자들이 노려서 잘 쳤고 변화구 쪽에 타이밍을 맞추고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훈련 부족 탓에 구속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범경기가 중단됐으며, 팀 단체 훈련 역시 이달 초까지 금지됐다. 꾸준히 개인 훈련을 실시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지 못한 것도 구위, 제구력에 마이너스가 됐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1차례, 그것도 청백전에 등판했다.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올해 MLB에서 30대 베테랑 에이스들은 부진,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류현진처럼 훈련 부족, 실전 감각 저하 때문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저스틴 벌랜더(37)는 팔꿈치,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2)는 허리,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2)는 손목, 텍사스 레인저스의 코리 클루버(34)는 어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일스 마이컬러스(32)는 오른팔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5일 휴식 후 등판 징크스도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이날까지 5일 휴식 후 등판한 52경기에서 21승 16패, 평균자책점 3.77을 남겼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42경기에선 19승 11패, 평균자책점 2.76을 챙겼다. 6일 이상 휴식한 뒤 등판한 33경기에서도 류현진은 14승 7패, 평균자책점 2.42를 유지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