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삼립에 관여 안해”
행정심판원 불복절차 밟을듯

SPC그룹이 3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례 없는 고강도 과징금 부과 조치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루 전 공정위가 “기업집단 SPC는 총수가 관여해 삼립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식을 결정하고 그룹 차원에서 이를 실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과징금 647억 원을 부과하고 창업자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 조상호 전 SPC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데 따른 것이다. SPC그룹은 정상적 경영활동에 무리하고 과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SPC는 이날 공정위 발표 의결서를 받는대로 대응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PC는 아직 의결서를 받지 않은 상태지만, 다른 기업들의 전례를 봤을때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 집행정지 신청, 행정소송 등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정위는 SPC 총수가 관여해 그룹 차원에서 SPC삼립(삼립)을 위해 장기간 부당 지원을 해왔다고 판단했다. 계열사들이 지주회사 격인 파리크라상을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이므로,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파리크라상 2세 지분을 높이기 위해 삼립을 지원해왔다고 지적했다. 삼립 주식 가치를 높인 뒤, 2세들이 보유한 삼립 주식을 파리크라상에 현물 출자하거나 파리크라상 주식으로 교환하는 등 방법으로 2세 지분을 높이려 했다는 것이다. 2011년 삼립이 샤니의 영업망과 브랜드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해 가져갔고, 삼립이 별도의 역할 없이도 파리크라상과 에스피엘, 비알코리아에 넘어가는 각종 원재료를 중계해 통행세를 받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SPC 측은 이에 대해 “삼립은 총수일가 지분이 적고, 상장회사여서 승계 작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다”며 “총수일가가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충분히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온유 기자 kimon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