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GS건설이 올해 초 인수한 영국의 모듈러 업체 엘리먼츠사가 영국 런던시 남부 크로이던에 짓고 있는 모듈러 건축물 공사 모습. GS건설 제공

GS건설, 모듈러 주택사업 진출

주택구조물 공장서 사전제작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선진 건축술

코로나로 세계적 경기 불황에도
모듈러 방식 연평균 5~7% 성장

프리미엄 브랜드 ‘자이’ 키웠듯
글로벌 최고 건설사로 도약 채비

세계 최고의 최첨단 주거시설을 자랑하는 한국의 주택산업이 글로벌 주택 및 건축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선진 모듈러(규격화한 자재 조립) 건축업체를 인수한 GS건설은 글로벌 모듈러 주택 시장에 진출, ‘주거 한류’ 확장에 나선다. 혁신과 변화를 통한 모듈러 주택사업을 통해 글로벌 최고의 건설사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2020년을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본격 추진해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삼고 글로벌 건설사로 나아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좋은 시장을 찾아 수익 높은 사업을 확보해 위기를 관리하고 내실을 다져가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이 가진 최고의 경쟁력은 단연 주택 부문이다.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보유한 주택 명가로 최근 국내 브랜드 순위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등 아파트 브랜드에서 절대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GS건설은 이 같은 국내 최고 주택건축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건설업계의 대표적인 미래 산업이자 선진 사업분야로 꼽히는 프리패브(Prefabrication·주요 구조물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 조립하는 것) 주택, 일명 모듈러 주택 사업에 진출해 글로벌 주택 명가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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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초 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 2곳을 동시에 인수해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 공략에 나섰다. GS건설이 인수한 회사는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에 있는 목조(Wood)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Danwood S A)와 영국 소재 철골(Steel)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Elements Europe Ltd)다.

단우드는 목조 단독주택 전문으로 독일 모듈러 주택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회사다. 덴마크 감성을 가진 150여 가지의 설계와 제조 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확보한 원가 경쟁력이 강점이다. 주요 시장은 독일·영국·오스트리아·스위스·폴란드 등이다. GS건설은 향후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반도를 포함한 유럽 전역으로 공급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엘리먼츠사는 영국 내 다수의 고층 모듈러 건축실적을 보유한 회사다. 코어(Core) 선행 및 모듈러를 활용한 공법으로 현재 런던 시내에 21층 고급 레지던스를 시공 중이며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코어 선행 공법은 고층 건축물의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코어(계단실, 엘리베이터홀 등)를 먼저 시공하고, 외부 철골구조를 나중에 시공하는 것을 말한다. 엘리먼츠사는 선진 시장 위주로 형성돼 있는 모듈러 화장실도 생산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매출 기준으로 모듈러 화장실 전문회사 가운데 3위에 올라 있다. 영국은 프리패브 주택시장의 성장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특히 런던 및 대도시를 중심으로 철 골조(Steel Volume) 타입의 고층 모듈러 적용이 늘어나고 있다.

한 주택개발업체 대표는 “글로벌 건축 시장에서 프리패브 시장의 성장성은 매우 높다”며 “국내 건설사가 해외 선진 모듈러 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두 회사의 전문분야와 주요 영업지역이 상호 보완해 이상적인 조합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주택 시장에서 프리패브 주택은 연평균 5∼7%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단우드의 주요 시장인 독일에서는 연간 약 30만 가구의 주택이 신규 공급되고 있으며, 이 중 프리패브 시장의 규모는 약 10%인 연 3만 가구 수준이다. 이 비중은 2022년까지 2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최근 3년간 주택 건설에서는 기존 방식의 단독주택 시장이 2.3% 성장한 데 비해 프리패브 주택 시장은 4.6% 성장했다.

프리패브 주택은 건설업계의 대표적인 미래 사업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모듈러 시장은 건설인력 확보가 어렵고 운송 문제 등이 있는 선진국 위주로 형성돼 왔으나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력난 및 환경 요건 강화 영향으로 모듈러 시장이 커지고 있다. GS건설은 유럽 2개사 인수를 통해 유럽 모듈러 주택건축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국내와 아시아, 오세아니아 시장에도 유럽의 선진화된 모듈러 기술을 적용, 고층에서 저층까지 글로벌 주택산업 강자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사장은 “유럽 모듈러 회사 2곳 인수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며 “인수업체 간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에서 최고의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