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된 수백억 달러 지불을”
WP “미군감축, 北·中 호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 동맹국들을 ‘이른바 동맹이라고 일컬어지는 나라들’이라고 칭하며 미국을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동맹국들을 대상으로 거듭 방위비 증액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주한미군 감축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우리의 ‘소위 동맹으로 불리는 나라들’이 연체된 군사 비용 수백억 달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들은 적어도 우리를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 의원총회 의장을 “리즈 체니는 단지 내가 위대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터무니없고 비용이 많이 드는 끝없는 전쟁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빼내온 것 때문에 언짢아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표류하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지난 3월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감축론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WP는 이날 ‘트럼프가 새로운 병력 철수를 위협하고 있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한국, 독일, 일본 등 가까운 동맹국들이 자국 주둔 미군에 대해 충분한 돈을 내지 않는다는 ‘크게 잘못된 생각’을 키워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해당 국가만 방어하고 미국의 안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WP는 지난 6월 독일 주둔 미군 4분의 1을 철수시키라고 명령한 데 대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와해만을 바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엄청난 선물을 줬다”고 평가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