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긴박한 구조 현장 21일 오전 8시 29분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SLC물류센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불로 근로자 8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고, 낮 12시 현재 5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지하 4층서 발화… 8명 부상

경기 용인시의 한 대형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지하 4층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등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총 38명의 사망자를 낸 이천 물류센터 공사현장 화재사고가 난 지 불과 83일 만이다.

2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9분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SLC 물류센터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10분 뒤인 오전 8시 39분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건물 지하부에 근로자들이 고립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보령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소방차 76대와 소방관 190여 명이 현장에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인 결과, 오전 10시 30분쯤 큰 불길이 잡혔다. 현재는 잔불 정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불로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 중 3명은 지하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 1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사망자 발생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불은 지하 4층의 파레트(화물운반대)를 적치해 놓은 공간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는 대로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2018년 12월 준공된 SLC 물류센터는 지하 5층·지상 4층(연면적 11만5000여㎡) 규모로 지상 1층에는 이마트24가, 지하 3·4층에는 오뚜기 물류가 입점해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지상 2~4층은 비어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4월 29일 발생한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공사현장 화재사고가 난 지 83일 만에 발생한 것으로, 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용인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