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스님은

충북 제천이 고향인 법상 스님은 중학교 2학년 때 한 스님을 만나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성적이 올라가고 생활 형편도 풀리는 등 행운을 얻으면서 고교 때까지 불교학생회 활동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는 생각으로 떠오른 ‘괴로움’이 허상임을 자신의 체험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고교 3학년 때 사업을 하던 부친이 경영학과 진학을 원해 자신의 실력으로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모 대학의 이 학과를 지원했으나 시험을 망쳐 떨어졌다. 이때 엄청난 좌절을 겪으며 평소 마음에 뒀던 동국대 불교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 조계종 원로의원인 도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후 10여 년 동안 불교 등 종교와 영성에 관한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으며 열심히 공부했다. 그는 “부처님의 진리를 많은 분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며 “그때 경영학과에 가서 졸업하고 사업을 했다면 최악이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당시의 좌절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는 것이다.

요즘도 한 달에 10여 회 법회를 하고, 다음카페 ‘목탁소리’의 지도 법사로 활동 중이다. 그의 글과 설법에 감명받은 이들이 만든 생활 수행도량 ‘목탁소리’는 구독자 수가 5만 명에 육박하며 불교와 명상, 선 분야의 대표 웹사이트가 됐다. 그는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등 다양한 SNS로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기도 했던 그는 생활 속에서 쉽게 마음공부와 선을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20권에 이르는 책을 냈다. ‘눈부신 오늘’ ‘날마다 해피엔딩’ ‘내 안에 삶의 나침반이 있다’ ‘부자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라’ 등 제목이 지칭하듯 ‘세상 모두가 진리인 만큼 이 아름다운 삶을 멋지게 살자’는 주제가 대부분이다.

그는 “이런 내용들에 대해 한 작가분이 나를 ‘긍정적인 사고의 끝판왕’이라고 평가한 적도 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