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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지휘 수용 공개요구
“옳지않은 길로 가지마라”
檢안팎 “사실상 사퇴 종용”

추미애(왼쪽 사진) 법무부 장관이 8일 “어느 누구도 형사사법 정의가 혼돈인 작금의 상황을 정상이라고 보지 않을 것이다. 더는 옳지 않은 길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며 윤석열(오른쪽) 검찰총장에게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지휘를 수용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옳지 않은 길’을 거론하면서 사실상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는 검찰총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수사지휘권 박탈인 만큼 추 장관이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법검 충돌이 전면 대립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배포한 법무부 명의 입장문에서 “공(公·공평)과 사(私·개인)는 함께 갈 수 없고, 정(正·옳음)과 사(邪·옳지 못함)는 함께 갈 수 없다”며 “검찰 조직 구성원의 충정과 고충을 충분히 듣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어 “국민이 많이 답답해한다”며 “우리 모두 주어진 직분에 최선을 다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추 장관은 전날에도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최종적인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다”면서 “검찰총장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관의 지휘 사항을 문언대로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윤 총장을 압박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날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개인적이고 옳지 못하다고 사실상 규정한 것은 도를 넘은 처사로 보고 격앙된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윤 총장에게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하라는 수사지휘를 내렸다.

추 장관이 연일 윤 총장을 압박하는 배경에는 지난 6일 대검이 법무부에 보고한 검사장 회의 의견 취합 결과에 ‘장관이 지시한 전문수사자문단 절차 중단은 따를 수 있지만, 수사지휘 권한 박탈은 위법·부당해 수용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실상 수사지휘권에 반기를 들어야 하는 윤 총장에게 추 장관이 결정 기한을 정한 것은 사퇴하라는 뜻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추 장관은 전날 연차휴가를 내고 모처의 사찰에서 향후 대응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편 윤 총장은 2일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고 지휘에서 손을 떼라는 내용의 수사지휘를 받고 이날 오전까지 일주일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장고 중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