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이후 광주에서 무더기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의 최초 감염원은 대전 방문판매 조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간 광주의 ‘지역감염’ 확진자들이 예외 없이 대전 방문판매 조직과 관련 있는 금양오피스텔(광주 동구) 세입자 등으로부터 ‘n차 감염’된 사람들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6일 질병관리본부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후 이날 오후 2시까지 광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83명이다. 이 가운데 2명만 해외 유입자고 나머지 81명은 지역감염 사례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 81명의 접촉자를 거슬러 올라가면 예외 없이 금양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얻어 방문판매 또는 다단계 투자 비즈니스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입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특히 금양오피스텔 1001호를 임차한 43번(60대 남성·남구)과 505호를 임차한 83번(60대 여성·광산구), 43번과 친밀한 관계로 알려진 37번(60대 여성·서구) 등이 대전 방판 조직과의 관련성이 입증됐거나 의심되는 사람들이다.

81명 가운데 금양오피스텔과 직접 관련 있는 확진자는 22명으로 분류됐지만, 다른 장소와 관련된 나머지 59명도 금양오피스텔과 간접적으로 관련 돼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광주사랑교회(15명 확진), CCC아가페실버센터(7명 확진), 한울요양원(7명 확진)의 경우 최초 감염고리로 지목된 광주 46번은 한 사람 건너 43번과 연결돼 있다. 일곡중앙교회 신자(16명 확진)들중에서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28번도 한 사람 건너 43번과 연결돼 있다. 지난달 22∼24일 제주여행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그룹(6명) 중 최초로 확진된 45번은 지난달 15∼19일 금양오피스텔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었던 푸른꿈작은도서관 용역 근로자 42번도 43번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SKJ병원 관련 2명도 한 사람 건너 43번과 연결돼 있다. 광륵사 관련자(6명)로 분류된 34번도 37번과 접촉했다.

43번과 83번은 같은 오피스텔 안에서 자주 왕래하며 업무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는데, 두 사람 사무실에서는 다양한 물품의 방문 판매와 다단계 투자자가 이뤄졌음을 방증하는 홍보 전단지 등이 발견됐다. 특히 83번은 지난달 중순 대전 방문판매 조직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고, 37번도 지난달 중순 대전의 방문판매 업체를 방문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 서구는 6일 이동 동선을 거짓 진술한 혐의(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37번 확진자를 광주서부경찰서에 고발했다. 37번 확진자는 역학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지난달 중순 대전에 있는 방문판매 업체를 방문한 사실을 숨기고 34번 확진자와 만났다는 점만 진술했고, 같은 달 25일 금양오피스텔을 방문한 사실도 제대로 진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금양오피스텔 관련자에 대한 조사가 늦어져 추가 감염 규모가 확대됐을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광주=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