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34년만에
경찰, 재수사 등 공식 종료

‘화성 연쇄살인 사건’ 범인 이춘재는 욕구 해소와 내재된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춘재가 저지른 14건의 살인사건과 9건의 강간사건은 이춘재가 욕구를 해소하고 내재된 욕구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가학적 형태로 연쇄 범행을 한 것임을 확인했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은 8차 사건 관련, 수사 참여 경찰관 및 검사 등 8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의 혐의로 입건했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한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초등생 김모 양 살해사건을 수사한 경찰관 2명에 대해서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으나 마찬가지로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살인 사건 5건(3·4·5·7·9차 사건)의 중요 증거물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고 DNA가 검출되지 않은 9건의 살인 사건도 자백의 임의성과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됨으로써 14건의 연쇄 살인사건은 이춘재에 의한 범행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34건의 강간사건 가운데 입증자료가 충분한 9건의 강간사건만을 이춘재의 범행으로 확인했지만 이춘재의 범행으로 판단되는 나머지 강간사건 25건은 진술의 구체성이 떨어져 추가 혐의에서 제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춘재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기 삶에서 주도적 역할을 못 하다가 군대에서 처음으로 성취감과 주체적 역할을 경험한 뒤 전역 후에는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돼 욕구불만의 상태에 놓였다”며 “욕구불만을 표출하고자 가학적 형태의 범행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성범죄와 살인을 지속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데다 자신의 감정상태에 따라 살해하면서 연쇄살인으로 이어지게 됐고, 점차 범행수법도 가학적인 형태로 잔혹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재심 절차에 협조하고,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한 또 다른 피해 사례가 확인될 경우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계획이다.

수원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