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리에거 서울 쇼룸 내부. 리에거 제공

절제된 궁극의 美… 프랑스 가구 ‘크리스찬 리에거’

깔끔한 선·완벽한 비례 특징
佛 장인정신 모던하게 풀어내

단단한 오크 나무 깎은 테이블
책·꽃병 얹어두거나 앉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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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기술에 통달할 만큼 오랫동안 전념하고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이고자 노력하는 정신.’

국어사전에서는 장인 정신을 이렇게 풀이해 놓고 있다. ‘크리스찬 리에거’는 프랑스 고급 가구의 장인으로 통한다. 그는 1980년대 중반 프랑스 파리에 처음으로 쇼룸을 열었다. 사람들은 리에거만의 깔끔하고 절제된 미적 표현 방식이 주는 현대적인 감각과 독창성에 매료됐다. 리에거는 자신의 첫 가구를 선보인 쇼룸을 개장한 뒤 곧바로 프랑스 전통을 반영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시작했다. 이후 1990년대 파리의 몽탈랑베르 호텔, 미국 뉴욕의 머서 호텔과 작업하면서 그의 명성은 전 세계로 퍼졌다. 리에거는 약 30년간 균형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정확한 비례와 완벽한 세부 묘사를 추구하면서 자연스레 가구 장인의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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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거 스타일은 깔끔한 선과 완벽한 비례로 정평이 나 있다. 리에거는 승마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단순하면서도 부드러운 디자인을 완성했고, 그가 좋아하는 소재인 고급 목재와 가죽, 청동을 조화롭게 활용하고 있다. ‘스타일리시함을 배제한 스타일(style without being stylish)’로 표현되는 그의 디자인은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동시에 프랑스의 탁월한 가구 제작 전통을 따랐다. 또 자연의 소재에서 가져온 색감을 더해 인테리어를 ‘웰빙’ 개념과 연결했다. 단순한 가구 제공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셈이다.

리에거의 가구는 최고의 장인들이 만들고 있다. 가구뿐 아니라, 면 소재나 청동을 사용한 소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작 공정은 숙련된 기술과 예술성을 가진 거장들의 손을 거친다. 이들은 18세기부터 계속돼온 공법을 사용하는 등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정교하게 가구와 소품을 제작한다. 프랑스 내에서 모든 제작 공정이 이뤄진다는 점 역시 리에거의 특별한 디자인과 더불어 국제적인 명성을 뒷받침한다.

리에거의 쇼룸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각지에서 30여 곳이 운영 중이다. 쇼룸에는 리에거의 가구와 조명, 액세서리들이 현대 미술 작품들과 함께 전시된다. 쇼룸은 각 장소의 문화·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되며, 이곳에 전시될 제품들 역시 이를 반영해 선택된다. 지난 2019년에는 서울 강남구에도 2개 층 400㎡ 규모로 쇼룸을 열었다.

프랑스 파리 포부르 생토노레(Faubourg Saint Honore) 플래그십 쇼룸 디자인을 반영하면서도 리에거 고유의 스타일에 한국적인 요소들을 더했다. 쇼룸은 자연스러운 색감과 빛과 그림자의 조화, 최고의 자재, 우아하고 세련된 가정집 등을 떠오르게 한다. 대표 제품은 ‘나가토 사이드 테이블(NAGATO SIDE TABLE)’이 있다. 단단한 오크나무 덩어리를 깎아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보조 테이블이지만 스툴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책·램프·꽃병을 얹어 두거나 그 위에 앉을 수도 있다. 가격은 300만 원 정도다.

‘나고야 데스크(NAGOYA DESK)’도 리에거 서울 쇼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지역에서 프라이빗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 책상은, 일본 고유의 아름다움과 정제된 디자인을 앞세운 리에거 스타일의 만남을 잘 보여준다. 우아한 곡선과 그래픽적인 실루엣이 인테리어 포인트가 되는 이 제품은 약 300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리에거 가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김온유 기자 kimon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