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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파행 학교수업 구체 대안 없어

조희연(사진) 서울시 교육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교육 현장에 불어닥치는 위기 등과 관련해 “인류 문명사의 네 번째 각성의 순간, 확장된 개념의 인성교육이 위기 극복과 미래에 대한 준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징검다리 등교수업 혼란 속에서 두 번째 임기 취임 2주년을 맞은 조 교육감은 이날 학교 교육의 근본적 변화라는 시의적절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파행적인 현재의 학교수업에 대한 구체적 대안 제시는 없어 일선에서는 더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은 이날 ‘백만 개의 교실, 하나의 공동체 서울혁신교육 2.0’이라는 제목으로 A4 용지 28장에 달하는 장문의 기자회견문을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발견”에 이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국면에 따른 비대면 기술·인공지능(AI) 화두가 인류의 네 번째 각성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조 교육감은 “AI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조합은 대면 교육 외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정식화할 만한 계기가 없었던 공교육계에 각별한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교육감은 △온라인 교육 활동의 내실화 △더 큰 공동체를 지향하는 인성교육 △코로나19 같은 위기에 각 학교 여건에 맞는 맞춤형 대응이 가능한 학교의 자율성 등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하게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전 지구적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며 “새로운 각성을 교육과정에 담아내야 하고, 민주시민교육은 이제 세계시민교육이어야 하는 동시에 지역공동체교육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석차백분율’ 제도가 중학교 ‘성취평가제’ 취지를 퇴색시킨다”며 “태스크포스(TF)를 이미 시작했고, 이를 통해 석차백분율 제도를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백만 개의 교실은 약 100만 명에 이르는 서울 학생, 한 명 한 명의 개성에 맞는 교육적 배려가 있어야 함을 상징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학생의 개성과 공동체적 가치관이 “‘공진(共振)’을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할 때,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배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 교육감의 소논문에 가까운 기자회견문과 관련해 교육계에서는 토론 주제로는 관심이 모이지만 구체적인 교육행정이 무엇인지 모호하다는 평가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