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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호(30)·임지민(여·28) 부부

저(지민)와 남편은 지난 2017년 봄, 한 호텔에서 동료로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당시 남편은 베이커리 부서에서 파티시에로, 저는 웨딩 부서에서 플로리스트로 근무했는데요. 저희 팀 한 선배가 다른 부서 사람들과 친목 도모 자리를 마련해 주어 남편과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그날 이후 회사 사람들과 저녁을 먹거나 사적인 모임을 할 때마다 항상 남편은 빠지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알고 보니 저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낀 남편이 다른 동료들에게 제가 있는 자리마다 불러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남편과 친해지면서 남편의 매력을 알게 됐습니다. 첫인상은 무뚝뚝해 보였는데, 의외로 섬세하고 자상했습니다. 퇴근길에 직접 만든 맛있는 디저트도 전해주며 적극적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어느 날 저녁 자리에서 고백을 망설이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남편은 진실게임을 하자면서도 “혹시 요즘 관심 가는 사람이 있어요?”와 같은 두루뭉술한 질문만 했죠. 그래서 제가 “저 좋아하죠?”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습니다. 남편은 당황했지만 이내 기뻐하며 그렇다고 답했고요.

엎드려 절 받기처럼 시작된 연애지만, 남편은 제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습니다. 또 직업이 저는 꽃을 다루고 남편은 요리를 하다 보니 섬세한 취향이 잘 맞아 즐겁습니다. 저희 부부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소품 하나, 식물 하나에도 크게 반응하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루 종일 나누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공간에서 우리의 취향을 담은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2019년 9월 결혼식을 올린 후 자연스럽게 사업에 도전하게 됐죠. 저의 꽃과 남편의 디저트가 어우러진 플라워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입니다. 앞으로는 카페를 좀 더 체계화시키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문호 씨, 늘 혼자 무언가를 이루려던 내가 당신을 만나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됐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사랑해.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