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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를 지켜봤다. 마이너스 유가는 국제원유의 공급시장 불안, 수요 부진, 선물 만기 당시의 일시적인 롤오버 효과로 인한 시장 왜곡 등의 원인이 만들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원인은 뒤로하고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원자재(금, 은, 유가, 구리, 대두 등)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해외선물에 투자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위험)를 다시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보통 국내의 일반 투자자는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해외선물을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원자재 관련 인덱스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원자재 관련 ETF에 투자할 때 명심해야 할 내용이다.

먼저 모든 ETF를 투자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알아보자. ETF 투자자의 의사결정 과정은 보통 ‘1) 투자자산 선택, 2) 투자자가 선호하는 투자전략을 갖춘 인덱스 선택, 3) 해당 인덱스를 추종하는 ETF 선택’ 순서로 이뤄질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의 기대는 투자한 ETF의 결과가 투자하고 싶었던 자산의 결과와 동일할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아래 2가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첫째, ETF가 추종하는 인덱스 자체가 투자자산의 성과를 동일하게 반영할 수 없다. ETF가 투자하는 자산을 선물로 투자해야 하는 경우에는 선물 만기에 따른 롤오버 거래가 동반될 수밖에 없으며, 롤오버 거래는 투자자산과 인덱스의 성과 차이를 발생시킨다. 또 ETF가 투자하는 자산을 포트폴리오로 투자해야 하는 경우(일반적으로 주가지수)에도 동일한 포트폴리오 복제가 어렵기 때문에 그로 인한 ‘추적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둘째, ETF 가격은 ETF가 추종하는 인덱스를 똑같이 반영할 수 없다. 인덱스는 인덱스 산출기관에서 가상의 투자 결과를 수치로 보여준 벤치마크 지표이다. 따라서 실제 거래 가격, 거래 비용 등의 결과로 순자산가치(NAV)가 정해지는 ETF와는 결과가 같을 수 없다. 이를 추적오차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파생상품(선물, 옵션)에 투자하는 경우 추적오차가 상대적으로 크다. 또한 ETF는 거래소를 통해 매매되기 때문에 ETF의 순자산가치와 별도로 시장가격이 존재하며 ETF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원유 ETF와 유사한 원유 상장지수증권(ETN)의 경우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로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를 ‘괴리율’이라고 한다.

또 다른 리스크도 알아야 한다. 바로 ETF 운용사에서 ETF 투자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원유 ETF 운용사에서 원유선물 포트폴리오를 투자설명서에 나와 있는 내용과 다르게 변경하면서 투자자와 소송 중에 있다. 과거 2018년 2월 VIX 지수(변동성 지수)가 하루에 100% 이상 치솟으면서 VIX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N이 상장 폐지됐고 인버스 ETF 또한 90% 하락한 사례가 있었다. 인버스 ETF 운용사에서는 기존 벤치마크 인덱스를 -1배 추종하는 기존 전략을 일방적으로 -0.5배 추종하기도 했다. 이러한 운용사의 결정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는 당장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ETF를 투자할 때는 이러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ETF, ETN 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며 규제를 강화했다. 그 목적은 주식 및 원유 시장 급변동에 따른 일반 투자자들의 과도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특정 상품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한 것이다.

임태호 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